대검 중앙수사부는 지난달 29일 론스타 한국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한 것을 시작으로 '2개 전쟁'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론스타의 횡령, 탈세, 외환도피, 외환은행 헐값매각 비리 의혹 등을 입증해 불법행위 연루자들을 처벌하려는 싸움을 겉으로 벌이고 있다면 물밑에서는 국세청, 금감원과 공동전선을 구축해 '세금전쟁'을 은밀하게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세금전쟁에 돌입한 것은 론스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700여 상자 분량의 자료에서 외환은행 매각 및 스타타워빌딩 매각 차익들에 대한 법적 과세 근거를 확보한다면 최대 1조2천400억원의 세금을 국고로 환수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 '론스타 과세' 공격과 방어 논리 = 과세 적법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되는 론스타의 수입은 4조5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외환은행 매각차익과 역삼동 스타타워빌딩 매각차익 2천800억원이다.
국세청은 외환은행 매각차익에 7천억∼1조1천억원, 스타타워빌딩 매각차익에 1천400억원 등 최대 1조2천400억원의 세금을 부과해 국부의 해외유출분을 최소화시킨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문제는 한국이 미국, 벨기에와 맺은 '이중과세방지 협정'으로 이는 미국이나 벨기에에 근거를 둔 법인이 우리나라에서 얻은 주식매매 차익에는 세금을 매길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외환은행 매각의 경우 론스타측은 "미국 론스타 본사의 엘리스 쇼트 부회장이 주도한 거래이므로 '이중과세방지 협정'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국세청은 론스타 코리아가 외환은행 매각과정을 주도한 대리인이므로 론스타 코리아를 국내 '고정사업장'으로 봐서 법인세나 소득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스타타워빌딩 매각의 경우 론스타측은 "매각의 실 주체는 벨기에에 있는 스타홀딩스(론스타 코리아의 대주주)이고, 주식거래 형태로 싱가포르 투자청에 팔았으므로 세금을 낼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국세청은 스타타워빌딩은 미국의 론스타 본사가 사고 팔았으므로 '부동산 관련 주식을 50% 이상 보유한 부동산 과다법인의 주식에는 과세할 수 있다'는 한미간 조세협약에 따라 세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본다.
◇ 압수수색 자료서 '비밀병기' 얻을까 = 론스타와 국세청이 한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는 '세금전쟁'의 승패는 검찰이 압수한 자료분석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압수 자료에는 론스타가 1998년 한국에 처음 진출한 뒤 7∼8년간 거래하면서 남긴 자료들과 영수증, 전표, 보고서 등이 총망라된 것으로 알려졌다.
론스타는 자산관리공사와 예금보험공사의 부실채권 매입과 각종 부동산 매매에도 적극 관여했기 때문에 관련 서류와 증빙문서가 보관됐을 가능성도 높고 지난해 4월 국세청 세무조사 때 작성한 각종 보고서도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검찰이 외환은행 매입 및 매각 과정에서 론스타 미국 본사와 론스타 코리아 간에 오간 각종 서류들을 발견한다면 이는 '세금전쟁' 승리를 견인할 비밀병기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론스타 코리아가 국내 '고정사업장'으로서 외환은행 매매를 주도했음을 증명할 결정적 자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검찰의 세금전쟁 시나리오는 국세청 조사관들과 함께 압수물을 정밀분석해 세금 징수에 필요한 각종 자료를 확보할 경우 국세청에 넘겨줘 1조원대 세금 징수에 적극 활용토록 한다는 것이다.
스타타워빌딩을 매각해 차익을 얻은 실주체가 론스타 미국 본사라는 사실을 입증할 서류가 '700상자 서류더미'에 포함돼 있다면 전리품 규모는 훨씬 커진다.
하지만 검찰이 압수수색 자료에서 이같은 자료를 찾는 것만으로는 '절반의 승리'에 불과하다. 론스타 측이 국내 대형 법무법인을 앞세워 법리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결국 검찰과 국세청이 1차적으로는 '결정적 자료'를 찾아내되 2차적으로는 '조세 법리 다툼'에 대비해야 '세금 전쟁'에서 완전한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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