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신도시 아파트에 대한 뜨거운 청약열기 속에서 정작 무주택 서민들은 높은 분양가 때문에 한숨만 쉬고 있다.
민간업체에 비해 그나마 싸다는 24~34평형 주공 아파트의 분양가가 2억1천만~4억 원 수준이어서 순수한 무주택자라면 내집 마련 꿈을 접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상당수는 분양아파트 대신 임대아파트를 신청하고 있으며 일부이긴 하지만 최고 58만원에 이르는 월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어 청약을 포기하거나 일단 당첨되고 보자는 '묻지마 청약'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30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내 현장청약접수장을 찾은 청약자들은 "서민주택을 표방하고 있지만 분양가가 생각했던 것보다 턱없이 높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약창구에서 만난 최 모(49.회사원. 성남시 태평동)씨는 고민 끝에 분양아파트 청약을 포기하고 24평형 임대아파트를 신청한 사례.
그는 청약저축에 가입, 6년간 78회 570만원을 납입해 31일 분양아파트 청약이 가능하고 당첨확률도 높았다.
두 자녀와 2천만원짜리 전세방에서 살고 있다는 그는 "3억원 안팎의 분양대금을 무슨 수로 마련하냐"며 "정말 순수한 무주택자라면 분양받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7천500만원까지 융자를 받고 중도금의 40%를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도 있지만 200여 만원의 월급으로는 은행이자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임대아파트를 신청해 놓고도 걱정이다.
이 모(48. 성남시 단대동)씨는 "10년 뒤 분양으로 전환될 때 시세가 반영되기 때문에 지금보다 아파트 가격이 더 뛸 것은 분명한데 그렇게 되면 또 다른 임대주택이나 전셋집을 찾아 이삿짐을 싸야 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34평형을 청약신청한 장 모(57. 성남 정자동)씨는 "당첨되면 입주 때까지 1억~2억 원의 비용이 들 텐데 분양가가 너무 높아 준비해 놓은 돈이 턱없이 모자라 걱정"이라며 "은행 융자를 받아야 하는데 갚을 일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주공아파트의 경우 10년간 전매가 금지되지만 일부 청약자는 "주변에서 미등기 전매를 권유하고 있다"며 "일단 당첨부터 되고 (분양대금 마련이나 불법전매 여부는 나중에) 걱정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호화스러운 내부치장으로 분양가를 올리기보다는 내실과 내구성을 갖춰 '서민 눈높이'에 맞춘 아파트가 공급됐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주공 측은 이에 대해 "내부마감재의 품격을 높이면 공공주택인데 너무 호화롭다고 비판이 나오고 격을 조금 낮추면 서민주택이라 신경쓰지 않았다는 또 다른 비판을 받아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성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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