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고미술품 전시장을 떠올리게 하는 이 곳은 동대문구 답십리에 위치한 고미술 거리.
전국의 고미술품 가게 1500여 개 가운데 250여 개가 이 곳에 모여 있을 정도로 골동품 단일 시장으로는 최대 규모입니다.
[박용식/상가번영회장 : 세가 비싸서 답십리 쪽으로 오게 됐다. 몇몇 사람이 여기 모이면서 형성이 된 것이 그 유래가 되어 20년 넘었다.]
화로, 실패, 그릇 등 전통 생활용품부터 목각품, 도자기, 고서화 등의 예술작품까지 상가 전체 소장품은 약 30여 만 점 정도.
가게마다 취급품목은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선조들의 지혜와 멋을 엿볼 수 있는 손때 묻은 골동품들입니다.
민속품과 고가구를 전문으로 파는 한 가게입니다.
3년 째 단골이라는 이 주부는 그 동안 고가구를 10여 개 이상 샀을 정도로 고가구 애호가입니다.
오늘은 찻상으로 쓸 수 있는 100년이 넘은 이조시대 해주소반을 15만 원에 구입했습니다.
[정숙현/인천시 부평구 : 여러 가지 재미있는 물건들도 많고, 우리나라의 얼이 담긴 물건들이 많아서 온다. 이것을 장식 소품으로 사용하면 굉장히 좋다.]
최근엔 찾아오는 외국 관광객도 늘었습니다.
[나점주/고가구가게 상인 : 일본 잡지에 많이 소개됐다. 그래서 잡지를 보고 일본인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작은 소품이나 가구를 많이 사 간다.]
갈수록 우리 전통 물품을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최근에는 중국 골동품들이 일부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담백한 느낌의 우리 고미술품과 달리 중국 골동품들은 문양과 색감이 화려한 편입니다.
가게 주인이 중국 북경 일대에서 개인적으로 구입해 온 것들입니다.
골동품은 매매 유통구조가 체계적으로 형성되어 있지 않은 편이어서 이렇게 가게 주인들이 개인적으로 수집하는 방식이 대부분입니다.
[나점수/고가구가게 상인 : 집에서 조상들이 쓰시던 것을 가지고 오는 분들이 있다. 상인들 대부분 개인적인 취미생활이기도 해서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다른 가게에 가서 직접 사오기도 한다.]
답십리 고미술 거리의 색다른 묘미는 골동품 감정 서비스!
어떤 물건이든 가져와서 무료로 감정도 받고, 원하면 팔 수도 있습니다.
감정가는 빛깔이나 무늬 등 물품의 상태와 희소성 정도에 따라 결정됩니다.
[김은미/송파구 가락동 : 시골에서 가져온 도자기인데, 사람들이 좋아 보인다고 해서 감정을 받았어요. 70, 80년 정도 됐대요. 그래서 잘 보관하려고요. 가격은 7, 8만원정도 한대요.]
아직 국내에는 골동품 감정사 자격제도가 없기 때문에 골동품 감정은 판매상들이 주로 합니다.
[이경희/전통 도자기 가게 주인 : 보통 이런 일에 종사하는 분들은 생업이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 나름대로 노하우가 있다고 본다.]
골동품의 가격은 1천 원 대부터 억대를 호가하는 것까지 그 종류만큼 천차만별입니다.
조선시대 양념단지나 술병 등 도자기류는 10만 원에서 수백만 원 선이고, 1천만 원 대가 넘는 유명 화백들의 글씨와 그림도 있습니다.
이렇게 고가의 예술품도 있지만 잘 찾아보면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인테리어 소품의 골동품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제사용도지만 요즘엔 장식용으로도 사용되는 제기류는 한 개당 2천 원 정도.
직접 손으로 수를 놓아 만든 수저집, 물건을 거를 때 체를 올려뒀다는 Y자 모양의 쳇다리, 토끼털을 댄 비단 마고자 등은 3만 원, 실내 장식소품으로 운치가 있는 문짝은 7만 원 선입니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옛날로 거슬러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보는 재미가 있지만, 실제 이 곳을 찾는 이들은 일부 실내디자인 전문가나 고미술품 애호가들 뿐입니다.
그런 만큼 가게마다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올해는 누구나 찾을 수 있는 곳을 만들기 위해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노후 시설을 개선하는 등 상가 활성화를 위한 변화들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박용식/상가번영회장 : 외부와 연결되는 고장난 철문과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화장실부터 고칠 계획.]
우리 조상들의 생활상과 예술성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답십리 고미술 거리.
한국을 대표하는 고급 문화 관광명소로, 역사와 전통을 가진 골동품 전문 테마 거리로 재탄생할 것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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