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 서문시장 화재가 또 다른 비극을 불렀습니다. 이번 화재로 아내가 일자리를 잃게 되자병든 남편이 짐이 될까봐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대구방송, 박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시 비산동 57살 유모 씨, 고혈압을 앓아오던 유 씨는 어젯(6일)밤 동네 상가 옥상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서문시장 2지구 지하식당에서 일하는 아내의 월급 1백만원으로 생활해 오던 유 씨는 화재로 생계가 막막해지자 이를 크게 걱정해왔습니다.
유 씨의 부인은 이틀전 인력시장에 나간 자신이 허탕을 치고 돌아오자 유 씨가 가족에게 짐이 되고 있다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박모 씨/ 숨진 유씨부인 : (인력시장에서) 3시간을 제일 추운날 떨고는 도저히 일당자리도 못 구하겠는데 했더니 자다가 보면 앉아서 걱정하고 있었어요.]
6년전 건강문제로 직장을 그만둔 뒤 아들, 딸과 어렵게 생활해온 유 씨는 최근 고3 수험생인 아들의 진학 비용에다 아내의 실직문제까지 겹치면서 심리적 고통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화재사고로 어려움에 처함 사람들은 비단 상인들 뿐만이 아닙니다.
2지구 점포 종업원들과 인근 노점상들도 생계가 막막한 실정입니다.
숨진 유 씨의 가족처럼 서문시장 화재로 삶의 터전이나 일자리를 잃은 이들은 수백명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대구시는 실태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어 화재로 상처받은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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