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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TV 품질보증기간 짧다

서울 문정동에 사는 주부 옥설경 씨는 TV만 보면 화가 납니다.

2년 전 9백80만 원을 주고 구입한 50인치 PDP TV가 계속 말썽이기 때문입니다.

[옥설경 : 분홍색 줄이 (화면에) 생기더니 점점 퍼졌다. 그래서 AS기사를 불렀는데, 패널이 나갔다면서 전체를 갈아야 된다고 했다.]

업체 측은 품질 보증기간 1년을 넘겼다며 수리비 52만 원을 요구했습니다.

돈을 들여 패널을 교체했는데도 화면에 문제가 있어 항의했지만, 다시 돈을 내고 고치라는 대답 뿐이었습니다.

[구입한 지 3년차가 되면 수리비가 104만원으로 늘어난다고 했다. 보증기간이 1년이라는 이유로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보증기간이 1년 이상 되는 제품은 없다면서...]

실제로 소비자 피해보상 규정에 명시된 TV의 품질보증 기간은 1년.

1년이 지나 제품에 이상이 생길 경우 모든 비용을 소비자가 부담해야 합니다.

핵심 부품의 교체비용이 제품 가격의 70~80%에 달하는 디지털 TV도 예외가 아닙니다.

[LG전자 관계자 : 1년 뒤에 제품에 이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 만약 불량이라면 품질보증기간인 1년 내에 문제가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보증기간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값비싼 핵심 부품의 고장은 주로 1년 이후에 일어난다고 소비자 단체들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재옥 회장/소비자시민모임 : 제품이 생산되고 1년이 지나서 부쩍 소비자들의 고발이 나타난다. TV 핵심부품을 바꿔야 하는데 비용이 몇백만원씩 든다는 피해 사례들이 많다.]

소비자 피해보상 규정을 보면 브라운관 TV의 경우 핵심 부품인 브라운관은 4년 동안 품질을 보증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TV의 경우엔 핵심부품에 대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업체측은 1년 무상수리가 원칙이라고 주장합니다.

소비자 단체의 입장은 다릅니다.

디지털 TV가 최근 개발돼 규정에 없을 뿐이라면서, 핵심부품에 대해 똑같이 4년 보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재옥 : 아직까지 (규정이)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지금 디지털 TV가 많이 팔리고 있고,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아지는 만큼 이에 대한 기준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

제조업체들이 파악한 디지털 TV의 불량률은 1% 정도.

생산된 제품 백 대 가운데 한 대 꼴로 문제가 있다는 뜻이지만, 품질보증기간 1년이 지나면 소비자들에게 모든 부담을 전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업체 측은 이런 문제를 일부 인정하면서도 불량률 1%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이라고 항변합니다.

[삼성전자 관계자 : LCD, PDP 경우는 개발된 지 얼마 안 된 디스플레이. 개발 초창기 제품은 아직 검증 안 됐기 때문에 처음부터 기존 TV와 같이 품질 보증기간 적용하기는 부담이 있다.]

결국 무상 수리 서비스 기간을 연장할 경우 생산 비용이 늘어난다는 부담 때문에 소비자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히려 업계에서는 정책적으로 보증기간을 정하기보다는 미국이나 일본처럼 일정 금액을 내고 품질보증기간을 연장하는 방식 등을 채택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유중현 팀장/한국전자산업진흥회 : 미국이나 일본, 중국처럼 시장원리에 따른 제도, 즉 소비자가 유리한 조건을 따져 구매하는 상품으로서 품질보증기간을 인식해야 한다.]

현재 업계와 소비자단체들은 재정경제부 주관으로 디지털 TV의 품질보증기간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지만, 지금껏 서로 다른 견해를 확인했을 뿐입니다.

이미 TV 시장의 대세가 돼버린 PDP, LCD TV.

고가의 디지털 TV가 각 가정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품질보증기간에 대한 개선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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