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시장따라 골목따라] '모란 5일장' 속으로

장날 하루 평균 5만명 찾아

모란 5일장은 좌판 1400여개가 늘어서 있는 전국에서 제일 큰 민속장터입니다.

10여년 전, 성남 대로변에서 이 자리로 옮겨온 모란장에는 하루 평균 5만명이 몰려듭니다 .

없는 것이 없는 만물시장인 이 장터의 얼굴 마담은 가축과 애완동물입니다.

시장 끝자락에 터를 잡은 애완동물시장에는 다양한 품종의 강아지와 토끼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보약철을 맞아서 약초전은 대목을 맞았습니다.

[박정임/서울시 노이동 : 신랑이 땀이 많이 나서 몸보신을 시키려고 한다.]

좌판 40여개가 늘어서 있는 약초전에는 옛날 낡은 초가지붕에서나 볼 수 있던 굼벵이를 비롯한 200여가지의 한약재들이 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약재들은 약초상들이 장이 서지 않는 날, 산지를 돌며 모아온 것들입니다.

[김경석/상인 : 70%는 강원도 영월 제천등 전국에서 약초가 많이 나는 산지에 가서 직접 구해온다.]

김장철을 앞두고 고추장수도 신바람이 났습니다.

태양초 한 근이 6500원에서 8천원선!

말만 잘하면 덤을 얻는 재미도 5일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마늘은 경북 의성에서 올라온 육쪽마늘이 한접에 만원에서 만팔천원입니다.

마트에 비해서 평균 20% 가량 싸기 때문에 알뜰주부들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이 장터의 백미는 시장 한가운데 있는 먹거리장터입니다.

밀가루 반죽을 홍두깨로 밀어낸 뒤 칼로 써는 경쾌한 도마질 소리가 시장기를 재촉합니다.

한 그릇에 4천원인 손칼국수와 만둣국은 장터를 찾은 사람들에게는 별미입니다.

[권미연/성남시 : 장보면서 놀다가 배고프면 먹고 가니까 소풍 온 것 같다.]

[현춘자/성남시 : 먹는 재미도 있고, 사람 구경도 하고, 사람사는 냄새가 난다.]

구경꾼들이 구름떼처럼 몰리는 곳은 품바 엿장수들의 무대입니다.

여장가수가 선사하는 유행가 가락에 흥이 오른 구경꾼들은 어깨춤으로 화답합니다.

볼거리로 호객행위를 하는 옷장수도 이 장터의 명물입니다.

지폐를 척척 알아 맞추는 원숭이 재롱에 구경꾼들의 시선이 모아집니다 .

바지 한 벌값이 만원이지만 정작 사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대형마트의 등장과 함께 모란장도 빛이 바래져서 호황기였던 지난 1990년대에 비해 매출이 절반 가량 줄어들었습니다.

모란 5일장의 역사는 4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전성배/모란 민속시장 상인회 회장 : 서울에서 쫓겨온 철거민들이 먹고 살기 위해 행상을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그 후 , 모란장은 전국을 떠도는 행상들의 주무대가 됐습니다.

8도의 5일 장터를 누비며 취입곡 테이프를 파는 장터 가수도 그 중 한 사람입니다.

문전박대를 당하는 일이 다반사지만 장단을 맞춰주는 가게주인을 만나는 날이면 신바람이 납니다.

장터를 떠도는 고달픈 인생이지만 그 나름의 인생철학도 확고합니다.

[박상원/상인 : 장터에 소외되고 평범한 사람들에게 노래와 춤으로 즐거움을 주고 싶다.]

서울을 지척에 두고도 시골장터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모란 5일장!

흥겨움과 푸근한 인심이 살아있기에 대형마트의 공세 속에서도 오뉴월의 잡초처럼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오늘의 숏뉴스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