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웰빙이란 말이 유행한 지는 오래 됐지만 웰엔딩이란 말은 좀 생소하시죠? 인생을 품위있게 마무리하자는 취지로 요즘 사회적 화두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SBS가 마련한 웰엔딩 기획시리즈. 오늘(16일)은 그 첫번째 순서로 여생을 관리해 준다는 신종 직업 데스코디네이터입니다.
박정무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로 79살을 맞은 김성란 할머니.
최근 들어 심폐기능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갑자기 두려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성란 할머니 : 젊어서 다쳤는데 오르막길을 걸으면 숨이 차더니 이제는 늙으니까 예전보다 더하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막막하기만 한 김할머니 앞에 길잡이가 생겼습니다.
이른바 데스 코디네이터.
말그대로 인생마무리를 관리해 준다는 요즘 생긴 신종직업입니다.
데스 코디네이터는 먼저 김할머니의 재산부터 파악합니다.
건물과 연금 등을 포함해 김할머니가 쓸 수 있는 자산은 모두 1억 9천여만원.
데스 코디네이터는 우선 김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꼭 지출될 장례 비용 2000만원을 뺍니다.
그리고는 할머니의 생존가능 기간을 먼저 가늠해 본 뒤, 매달 건강관리비 36만원, 보험료 88만원 그리고 사회기부금까지 구체적으로 생전 지출비용 등을 산출합니다.
품위를 유지하면서 김할머니가 지출해야 되는 비용은 월 3백 59만원이 제시됩니다.
자식에게 털어놓지 못하는 할머니의 고민도 귀 기울여 듣습니다.
[김성란 할머니 : (뭘 바라세요?) 그런 것 별로 없는데 어디 나갈 때 용돈이나 많이 주면 좋지.]
[김성란 할머니 : 평소에 하지 못했던 말을 털어놓으니 너무 편안하고 좋습니다.]
[데스 컨설팅 사장 : 지금까지는 잘 먹고 잘사는 것이 삶의 목표였다면 이제는 삶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가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코디네이터는 앞으로 김할머니가 세상을 하직할 때까지 함께 합니다.
지난 6월 초에는 교수와 의료인 등 20여명이 모여 '죽음학회'라는 뜻있는 모임을 창립했습니다.
[최준식/죽음학회 교수 : 잘 죽는 데 대한 생각들이 너무 없었어요. 한국 사람들이. 인간으로서 잘 죽을 수 있겠는가에 대한 연구를 합니다.]
이제 죽음에 대한 인식은 두렵고 무겁기만한 존재에서 생의 연장선상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대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인식의 변화는 죽음에 의연하게 대비하자는 작은 움직임으로 움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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