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문화재청장은 16일 전북 익산 미륵사지 석탑(서탑) 해체 조사보고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1993년 현재의 석탑 동쪽에 복원 완료된 동탑에 대해 "20세기 한국 문화재 복원 최악의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유 청장은 "당시 모든 전문가가 복원에 반대했음에도 무리하게 최고 권력자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졸속으로 복원이 되어버렸다"면서 "이같은 일이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유 청장의 발언은 13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미륵사지 복원 동탑을 지칭해 "그걸 보고 있노라면 다이너마이트로 폭파시켜 버리면 좋겠다는 사람도 있다"는 언급이 있은 지 불과 3일 만에 다시 나왔다는 점에서 이 탑에 대한 모종의 정책적 판단이 있을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백제 무왕 때 창건된 미륵사지에는 70년대 이후 발굴조사 결과 모두 창건 당시에는 모두 3개의 탑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즉, 중앙 목탑을 기준으로 그 동서 쪽에 각각 석탑이 포진해 있었다.
이 중 유일하게 현존하는 것이 현재 한창 해체보수가 진행 중인 서탑이며, 동탑은 1974년, 이곳에 대한 발굴조사 과정에서 그 기단부가 드러남으로써 존재가 밝혀졌다.
그러다가 이 동탑의 복원이 결정된 것은 1991년, 노태우 정권에 의해서였다.
호남을 위한 선심성 행정이라는 비난이 있었고, 실제 당시 거의 모든 문화재위원들은 고증 불가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시했음에도, 무리하게 복원이 결정되고 91년에 공사가 시작돼 93년에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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