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고 때문에 도로 한 가운데 서 있던 차량을 뒤따라 오던 과속 차량이 들이 받아 대형사고로 번졌다면 어느쪽 책임이 더 클까요? 서있던 차가 책임이 더 크다는 대법원의 중요한 판결이 나왔습니다.
신승이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99년 2월말 새벽, 고속도로를 달리던 승용차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중앙 분리대를 들이 받았습니다.
얼마 뒤, 제한속도를 10km정도 초과해 달리던 18톤 화물차가, 도로에 서 있던 승용차와 그대로 부딪혔고 이어 차량 석대가 연쇄 추돌했습니다.
승용차 운전자 최 모씨는 물론, 화물차와 부딪힌 세번째 사고차량 박모씨도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박씨 유족에게 9천여 만원을 배상하게 된 화물차 보험사는 승용차 보험사를 상대로 구상금 청구소송을 냈지만, 2심 재판부는 화물차에게 60%의 책임을 지웠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재판부는 "승용차 운전자 최씨가 신속히 사고 차량을 옮기거나, 적어도 비상등 같은 사고 표시를 해야 했다"면서 "승용차의 책임이 더 적다고 볼 수 없다"며 사건을 되돌려 보냈습니다.
[최정미/변호사 : 야간이나 빗길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는 앞 사고 차량이 사고 표시를 해 줘야 하는 의무가 더욱 중요하다는 판결입니다.]
특히 야간 전조등의 가시거리는 50미터가 채 되지 않는 만큼, 밤에 사고가 났을 경우엔 적어도 차량 뒤 200미터 지점에 섬광신호등을 설치해야 한다고 재판부는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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