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정신지체 장애자 부부가 17년간 목욕탕에서 때를 밀어서 1억원짜리 아파트를 샀는데 사기꾼들이 이 집을 담보로 돈을 대출해서 달아났습니다. 돈을 대출해준 보험회사도 계약 당시 잘못이 많은데 이 장애자들에게 돈을 갚으라고 강요하고 있습니다.
박병일 기자의 기동취재입니다.
<기자>
한 은행에서 30대 후반의 남자가 돈을 찾습니다. 8천만원을 현금으로, 쇼핑백 3개에 담아 가져갑니다.
남의 집을 담보로 대출 사기를 벌인 범인입니다.
피해자는 정신지체 장애자 부부. 한글조차도 못써 남이 써준 것을 보고 그리는 수준입니다.
[이강민씨 부부/정신지체 장애 : 눈치도 못챘어? (내가 똑똑했으면 당하겠어?) 나라도 눈치챘어야 하는 건데...]
더우기, 남편 이씨는 34살이지만 아이큐는 60으로, 8살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씨의 재산이라고는 지난 17년간 목욕탕에서 때를 밀어 마련한 1억원짜리 아파트 한 채.
이를 노린 사기범들은 이씨에게 접근해 환심을 산 뒤 대출에 필요한 각종 증명서를 발급받았습니다.
[이강민 : 동사무소에 가서 그냥 이거 도장만 찍으면 된다고 한 거예요.]
그리고는 이씨 집을 담보로 8천만원을 챙겨 달아났고 사기범들은 보름만에 붙잡혔습니다.
그런데 대출을 해준 삼성생명은 지난 8월부터 사기 사건의 전모를 알고 있었습니다.
이씨의 정신지체 사실도 알았습니다. 그런데도 판단 능력조차 없는 이씨에게 석달간 계속해서 이자를 내라며 독촉했고 급기야 이달 초에는 신용불량자로 등록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담보로 잡힌 집을 20일에 경매 처분하겠다며 최후 통보서까지 보냈습니다
[삼성생명 직원 : (이강민씨가 피해자라고 생각하셨죠?) 네. (그런데도 신용불량자 만들고 최고장을 보냅니까? 아무 설명없이.) 분명히 제 불찰입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삼성생명의 잘못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취재 결과 대출 계약 당시 이씨는 현장에 없었습니다.
사기범들이 이씨 행세를 하며 계약서를 썼지만 보험사 직원은 신분증조차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이종선/담당 형사 : 피의자 말로는 얼굴 신분증 얼굴보고 확인도 안더라 이거야.]
[삼성생명 직원 : (계약서 쓴 사람이 본인이 아니죠?) 네. (잘못있습니까? 없습니까?) 답변 안하겠습니다.]
게다가 경찰 조서에는 계약 당시 보험사 직원이 가짜 재직증명서까지 만들어다 준 것으로 돼 있습니다.
[보험사에서 재직증명서 만들어다 줬대요. 피의자들이...]
담당직원은 이를 강하게 부인했지만 취재가 계속되자 삼성 생명측은 전반적으로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합니다.
[삼성생명 간부 : 100% 잘못했어요. 저희 회사가... (피해자측이) SBS에 제보할거라고 말해줘야 해결이 되죠.]
하지만, 삼성생명은 여전히 이씨를 상대로 소송을 해서라도 대출금을 받아내겠다는 방침입니다.
[이강민씨 부부 : (해결이 안되서 집을 빼앗기면 어떻게 해요?) 그럼 저는 목욕탕에서 먹고 자고 해야죠. 그런데 아들 때문에 문제죠.]
기동취재 200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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