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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연봉제 집중확산

◎앵커: 먼저 입사했다고 또 나이가 많다고 해서 월급을 많이 받고 승진을 먼저 하던 시대, 이제는 옛말입니다. 능력에 따라서 성과에 따라서 몸값을 매기는 기업문화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편상욱 기자입니다.

○기자: 의류 디자이너 김보경씨는 작업 중간에 컴퓨터를 들여다 보는게 버릇이 됐습니다. 모니터에는 자신이 디자인한 옷이 얼마나 팔리고 있는지가 실시간으로 나타납니다. 판매 실적에 따라 지난해 디자이너들의 성과급은 최고 4배까지 차이가 났습니다.

<김보경(이랜드 디자이너): "제품 디자인 할 때도 어떤게 잘 팔릴지부터 생각한다. 그래서 나중에 평가할 때 자기를 결정지을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영업부 원대리는 출근해서 제일 먼저 살펴보는게 개인 실적표입니다. 직원들의 실적이 날마다 순위까지 매겨지고, 실적은 곧바로 급여로 이어집니다.

<원세정(이랜드 대리): "제 자신의 성과에 대해서 정확하게 측정받고 그것이 성과급으로 연결되는 것에 대해서 적극 찬성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연봉제를 본격 실시한 지난해 순이익이 두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김수영(이랜드 대표이사): "평가하고 거기에 따른 대가를 지급하지 않으면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는 다른 기업으로 많이 이탈됩니다.">

지나친 개인 경쟁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 팀 단위로 성과급을 주는 회사도 있습니다. 올해 초 코오롱 상사는 실적이 좋았던 팀에만 모두 28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했습니다.

<손정현(코오롱 상사): "팀을 위해서 자기 희생, 주말에 나와서 일을 하고 일요일날 나와서도 일을 하고 자발적으로 일을 한다는 얘기죠.">

국내 상장사 가운데 연봉제를 도입한 곳은 지난 98년만 해도 23%에 불과했지만, 3년만인 지난해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직장내 상하 관계도 나이 벽이 무너졌습니다. 한 그룹사의 조사를 보면 자신보다 나이가 어리더라도 능력만 있다면 부서장으로 기꺼이 모시겠다는 사람이 훨씬 많았습니다.

<김경덕(LG애드): "팀장 능력이 자기 능력에 직결되기 때문에 나이는 별로 중요치 않다고 생각됩니다.">

성과주의 기업문화는 직장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에도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퇴근 후에 곧바로 학원으로 달려가는 직장인들의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방병진(회사원): "자기개발을 하고 그래서 자기 주가를 외국어든 뭐든 간에 자기 주가를 올리게 되면 그만큼 월급이 올라가는 거니까...">

하지만, 연봉제가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선 풀어야 할 과제도 많습니다.

<임근식(회사원): "공정하게 합리적으로 성과를 합리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되는데...">

<박우성(노동 연구원 박사): "연봉제가 임금을 깍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 연봉제나 감봉제냐 하는 논란...">

구성원들이 눈에 보이는 성과에만 집착하다 보니까 장기전략에 따른 상품개발이나 투자가 위축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IMF 이후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서구식 기업문화는 이 시대 샐러리맨들에게 피할 수 없는 도전으로 다가서고 있습니다.

SBS 편상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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