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마약공장이 6년만에 다시 등장했습니다. 단속을 피하는 재빠른 기동성이나 막대한 양으로 봐서 마약이 이미 우리 생활에 깊숙이 파고 든 게 아닐까 우려됩니다. 김명진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시 외곽의 낙동강변을 따라 차량으로 20여분 달려가자, 밭 한가운데 허름한 가건물 한 채가 나타납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플라스크와 여과기, 모터와 같은 마약 제조기구와 화공약품이 널려 있습니다. 필로폰 완제품과 반제품 6.6킬로그램도 발견됐습니다.
<(마약 전문가): "커피 뽑듯이 종이를 깔아서 걸러내거든요. 이 물건은 남고, 나머지는 아래로 빠집니다. 이게 1차공정이 끝난 것입니다. 여기에 수소를 넣어서 거르면 이렇게 됩니다.">
인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마약을 제조할 때 나오는 심한 악취가 주민들에게 노출되지 않았습니다.
<(인근 농민): "농사철 돼야만이 사람들이 나오지 그 나머지는 거의 안나오거든요. 전혀 몰랐어요.">
현장에서 수거된 필로폰 반제품입니다. 이 정도면 20만명 가까운 사람들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입니다. 지난 1월에 급조된 이 마약공장은 트럭 한 대면 마약 제조기구만 간단히 싣고 전국 곳곳을 옮겨다닐 수 있도록 돼있습니다.
국내에서 마약공장이 적발된 것은 지난 95년 이후 만 6년만입니다. 최근 중국측과 수사공조로 마약 수입이 여의치 않자, 중국 기술자들을 불러들여 직접 제조에 나선 것으로, 검찰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송 모씨 등 마약 제조업자 2명을 구속하고, 2명을 불구속, 나머지 2명을 수배했습니다.
SBS 김명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