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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잡이 농지훼손

◎앵커: 온천개발을 한답시고 수십만평의 농지를 훼손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쓸 수 있는 온천물이 나온다면 모르겠는데 그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일은 벌려놓고 누구도 책임을 지려하지 않습니다. 기동취재 2000 노흥석 기자입니다.

○기자: 부지정리 공사가 한창인 전라북도 진안군의 마이산 회봉 온천개발지구입니다. 그런데 논과 밭 등 23만평을 갈아 엎는 이 대규모공사는 불법입니다. 시행자인 조합측이 인가절차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감독관청인 진안군청이 공사중지명령을 내렸지만 조합측은 막무가내입니다.

<(조합장): "지금 농지부서에서는 일을 해도 좋다고 해서 나 지금 일하는 거야. 그러면 왜 월권을 하는 거야.">
<(군청 공무원): "지도감독을 하는 부분은 진안군이예요. 그것을 인정하셔야 할 것 아닙니까">

통보도 없이 하루 아침에 농토를 잃어 버린 농민들은 분통이 터집니다. <양영순(농민): "뭐, 아무것도 없었어요. 통지서도 없고 와보니까 이모양이예요. 이렇게 해놨으니 금년에 농사, 틀렸어요. 이렇게 됐으니 농사 짓겠습니까?">

더 큰 문제는 대학캠퍼스만한 논.밭이 훼손됐지만 아무도 대체농지조성비와 농지전용부담금 29억원을 내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조합장): "조합에서는 돈이 나올 데가 없어요. 토지주들이 돈을 내야할 일도 없고.">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전북도청 농지정책과와 건설행정과가 엇갈리는 해석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도청 농업정책과 관계자): "농지조성비는 시행자가 내야되요. 시행허가를 받은 사람이, 시행자가 진안군수로 돼 있어요 현재.">
<(도청 건설행정과 관계자): "농지를 훼손하는 사업자가 내야한다는 게 저희들의 의견입니다.">
<(기자): "사업자가 누구입니까?>
<(도청 건설행정과 관계자): "사업시행자가 조합입니다.">

오락가락 갈피를 잡지 못하는 행정관청의 태도가 조합측의 불법 공사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뿐 아닙니다. 온천개발지구에 뚫린 온천수 시추공 6개 가운데 유일하게 적합판정을 받은 시추공은 단 1개뿐입니다. 하루 사용가능량이 목욕탕 한 두 곳에서 쓸 수 있는 234t에 불과합니다.

온천수가 턱없이 부족해서 온천개발여부도 불투명한 실정인데도 조합에서는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입니다. <(조합장): "온천수를 확보를 해놓고 공사해요? 우리는 그런 지시를 받은 일도 없고.">

지방자치단체의 일관성 없는 행정과 이익만 챙기고 보자는 조합측의 마구잡이식 공사로 아까운 농지가 훼손되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200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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