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소주업계의 순한 소주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얄팍한 상혼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알콜 도수를 낮추면서 원가는 싸졌는데 값은 그대로 입니다.
강선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월말 두산이 알콜도수를 기존의 23도에서 1도 낮춘 순한 소주를 출시했습니다.
애주가들의 반응은 예상외로 좋았고, 판매 개시 석달만에 3천만병이나 팔려 나갔습니다.
<시민 "순하고 괜찮죠" >
<시민 "연하고 부드러운 맛이 있고...">
소주 시장을 장악해온 진로가 맞불작전에 나섰습니다.
진로도 간판급 소주인 참이슬의 알콜 도수를 22도로, 1도를 낮췄습니다.
두산의 대대적인 광고 공세와는 대조적으로, 진로는 도수를 내린 사실을 단 한번도 소비자들에게 알리지 않았습니다.
주당들도 깜쪽같이 속아 넘어갔습니다.
<백우신(성동구 성수동) "소주가 1도 내린 사실은 몰랐어요 몰랐고. 맛이 좀 약간 아무래도 순해졌고..." >
더욱 큰 문제는 가격입니다.
알콜도수를 1도만 낯춰도 제조원가가 병당 4원 절감됩니다.
진로로서는 1년에 45억원가량 생산비가 줄어들었지만, 가격은 내리지 않았습니다.
<전성규(서대문구 홍제동) "어떤 이유로 인해서 내렸다라던가 얘기를 해줘야 되고 광고를 분명히 해야할 겁니다. 그게 기업의 양심이니까.">
진로측은 비록 원가절감 효과가 있었지만 다른 원가상승 요인이 있어 가격유지가 불가피했다고 말합니다.
<진로 관계자 "인하요인이 있는데요. 이틀후에 주정값이 몇배가 인상됐어요. 저희는 그냥 그대로 간거죠">
이제 수도권 지역에서 23도짜리 소주를 마시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졌습니다.
순한 소주 경쟁은 앞으로 20도까지 내려갈 태세입니다.
애주가들의 입맛을 유도하면서 원가절감 효과도 노리겠다는 전략입니다.
서민들의 기호품인 소주, 소주업계의 일률적인 도수 맞추기 경쟁속에,소비자들은 영문도 모르고 제 값보다 비싼 소주를 마시고 있습니다.
SBS 강선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