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총 주민이 채 300명이 되지 않는 한 오지마을 얘기입 니다. 그렇지 않아도 불편하기 짝이없는 이곳 주민들의 삶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드는 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표언구 기자가 취재했습니 다.
○기자: 충북 단양군 영충면 의풍리. 한때는 1000여 명이나 되 던 주민수가 이곳이 충북 최고의 오지가 되면 서 270여 명으로 줄었습니다. 단양에서 이 마을 을 가려면 폭 5m도 안되는 배틀재 산길을 9km 나 지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해발 750m를 넘어 야 하는 배틀재 산길입니다. 겨울이 되면 온통 빙판길로 변하기 때문에 이 길을 통해서 읍내 로 갈 수 있는 주민들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 닙니다.
<마을주민: 커브가 너무 많아 가지고 이 겨울 에는 다니기가 아주 너무 힘들어요.>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소형 버스가 이 마을 의 유일한 대중 교통수단, 읍내 중학교를 다니 는 20여 명의 학생들은 결석하기 일쑤고 지난 해 겨울에는 뇌일혈로 쓰러진 응급환자가 제때 치료를 못 받아 숨지기도 했습니다.
<중3학생: 길이 얼어서 학교 못가고 중간에서 걸어 내려왔어요.> <마을버스 기사: 길이 고불고불하니까 앞이 안 보이고 항상 위험해요> 문제는 이런 주민들의 불편이 언제 끝날지 모 른다는 것입니다. 지난 96년 시작된 배틀재 산 길 2차선 확장공사, 충청북도와 국립공원 관리 공단과의 대립 때문에 4년째나 공사가 중지되 고 있습니다. 충청북도가 국립공원인 소백산쪽 배틀재 산길을 넓히겠다고 나서자 국립공원 관 리공단측은 계곡 반대쪽에 길을 내라며 반발한 것입니다.
<권혁균(소백산관리공단 북부지소장): 산림훼손 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으라 했어요.> 서로 한치의 양보없는 힘겨루기는 1년 동안이 나 계속됐고 참다못한 주민들이 국립공원 관리 공단을 찾았습니다.
<마을주민: 자연훼손 때문이라는데 다른 곳에 길을 내면 훼손이 안되나요?> 공단측은 충청북도가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충청북도가 설계변경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러나 충청북도측의 대답은 다릅니다.
<송영화(충북도청 교통도로과장): 다른 길을 내 거나 설계변경 계획은 없어요.> 두 기관 사이의 협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마을주민: 눈이 오면 제설작업하고 모래도 뿌 려야 하고 어려운 점은 다 말할 수 없어요.> 겨울철이면 눈길로 얼어붙는 배틀재, 충북 도청 과 국립공원관리공단과의 계속되는 힘겨루기에 주민들의 희생만 강요되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2000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