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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망친 염분

◎앵커: 제주의 농가에서는 명절을 앞두고도 한숨만 깊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태풍 때 날아든 소금기 때문에 밭작물 피해가 컸습니다. 이용탁 기자입니다.

○기자: 평생 밭농사를 지어온 김자건 씨는 30년 동안 끊은 담 배를 요즘 다시 피워 물게 됐습니다. 지난주 태 풍 프라피룬이 휩쓸고 지나가면서 농작물에 온 통 바닷물을 뿌려놓아 농사를 망쳤기 때문입니 다.

수확을 앞둔 콩밭이 염분을 머금어 누렇게 변했습니다. 한창 파릇파릇해야 할 잎사귀는 지 금 이처럼 새까맣게 말라 죽었습니다.

한창 영 글어야 할 알멩이는 수분 부족으로 쭈그러들었 습니다.

<김자건(남제주군 대정읍): 잎사귀가 없어 그대 로 말라 버린다. 잎사귀가 있으면 (수확)하겠는 데 (콩) 이거 안 돼. 다 갈아 엎어야 돼.> 해안가 밭작물 피해는 더 심합니다. 호박밭은 파도가 덮친 뒤로 딸 게 거의 없습니다. 염분은 강한 바람을 타고 해안에서 3km나 떨어진 중 산간 지역에도 큰 피해를 끼쳤습니다.

<진계월(남제주군 신도리): (날씨) 좋으면 (농 사)되는데 이번 (태풍) 같으면... 봐라, 다 해수 피해를 당했다.> 양배추밭도 심은 흔적만 남아 있을 뿐 뽑을 게 거의 없습니다. 고구마 넝쿨도 시들시들 말라가 고 있습니다. 남제주군의 밭 9900ha 중 15%인 1500여 헥타르가 염분피해를 당했습니다.

여름 내 땀을 흘린 보람이 소금기에 눌려 헛수고로 돌아가게 된 제주 농민들에게는 한숨소리만 높 습니다.

제주에서 SBS 이용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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