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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성 없다" 트럼프, 트랜스 여성 경기 출전도 막는다

여성 스포츠에 트랜스젠더 출전 금지…트럼프, 곧 행정명령 서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랜스 여성의 여성 스포츠 출전을 금지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이 현지시간 4일 보도했습니다.

트랜스 여성은 태어날 때 남성으로 분류됐지만 여성의 정체성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을 뜻합니다.

낸시 메이스 하원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5일 '여성 스포츠에서 남성 배제'라는 이름의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메이스 의원은 그동안 트랜스젠더가 스스로 인식하는 성별 정체성에 따라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을 강력히 비판해온 인물 중 하나입니다.

그는 "좌파는 너무 오랫동안 '워크'(woke) 정치의 제단에 여성들의 권리를 희생해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성명에서 행정명령의 구체적인 내용은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연방정부가 트랜스 여성 운동선수들의 여성 스포츠팀 합류를 허용하는 학교에 자금지원을 보류하는 방안이 거론됩니다.

미 하원은 지난달 14일 트랜스 여성의 여성 스포츠 출전을 금지하는 '스포츠 여성과 소녀 보호법'을 가결, 이 법안은 하원 표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는 법적으로도 분쟁의 소지가 큰 데다, 최근 몇 년 새 이어지고 있는 보수와 진보 진영 간 문화 갈등을 키울 전망입니다.

성전환에 반대하는 보수 단체와 정치인들은 생물학적 여성 보호를 이유로 트랜스 여성이 같은 경기에서 경쟁하는 것을 금지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트랜스젠더 보호 조치를 폐지하고, 여성 스포츠에서 트랜스 여성들을 배제하겠다고 공언해왔습니다.

그는 유세에서 트랜스젠더 운동선수가 경쟁자들에 비해 불공평한 이점을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공식적으로 남성과 여성, 두개의 성별만을 인정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 정부기관은 성별 정체성이 아닌 성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도록 하고, 여권 등 공식 서류에 남성과 여성 외 제3의 성별 정체성을 기재할 수 있도록 한 선택지를 삭제했습니다.

이미 지난 몇년간 공화당이 주도하는 몇몇 주에서는 법률을 통해 성별에 대한 교실 내 토론을 제한하고, 트랜스젠더 운동선수들이 성별 정체성과 일치하는 스포츠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해 왔습니다.

미국 대법원 앞에서 열린 성소수자 권리 지지 집회 (사진=AP, 연합뉴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성소수자 단체 등 진보 진영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미 성소수자 지원단체 '스톤월 인 지원 이니셔티브 관계자는 "트랜스 아이들은 종종 자신의 몸, 삶, 즐거움에 대한 자율권을 거부당한다"며 "그저 스포츠를 하고 싶다는 것을 범죄화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트랜스젠더의 권리를 제한하는 다른 행정명령들도 이미 법원에서 제동이 걸렸습니다.

이날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트랜스 여성 수감자를 남성 교도소로 이송하고 성별확정치료를 중단하도록 한 행정명령에 대해 트랜스 여성 수감자들이 낸 임시 금지명령 요청을 받아들였습니다.

담당 판사는 트랜스 여성들이 남성 교도소로 이감될 경우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원고 측 주장을 인정하며 당국은 기존의 수감 상태와 의료지원을 계속 해야 한다고 결정했습니다.

이와 함께 트랜스젠더 군인의 복무를 금지한 행정명령을 일시 중지해달라며 군인 6명이 워싱턴DC 연방지법에 제기한 가처분신청도 절차가 진행 중입니다.

담당 판사는 이날 미 법무부 측에 원고들이 해고되거나 부대에서 분리되지 않도록 보장할 수 있는지 알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또 정부가 이를 보장할 수 없다면 오는 7일 해당 정책의 일시 중단에 대한 심리를 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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