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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에 6·25참전국 상징물 세운다…대형 태극기 게양대는 철회

광화문광장에 6·25참전국 상징물 세운다…대형 태극기 게양대는 철회
▲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 지상부

서울 광화문 광장에 6·25 전쟁 참전국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은 상징 공간인 '감사의 정원'이 들어섭니다.

대한민국 번영의 기틀이 된 참전 용사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세계와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취지입니다.

서울시는 오늘(3일) 시청에서 '세종로공원 및 상징조형물 설계 공모' 시상식을 열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감사의 정원 조성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공모에는 31개 작품이 접수됐는데, 삶것건축사사무소와 프라우드건축사사무소, 엘피스케이프의 공동 응모 작품인 '윗마루, 아랫마당, 추모공간:22'가 당선작으로 선정됐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상징조형물 당선작 '감사의 빛 22'도 직접 공개했습니다.

오 시장은 "우방국의 도움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번영은 결코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600년 우리나라의 중심지로, 대한민국 국가와 국민의 정체성이 오롯이 담긴 광화문광장에 감사의 정원을 만들어 이곳을 찾는 세계인에게 감동을 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상부 상징조형물은 6·25 참전국을 상징하는 5.7∼7m 높이의 22개 검은 화강암 돌보(洑)로 이뤄집니다.

22개 참전국에서 채굴된 석재를 들여와 조형물을 만들고 측면에는 참전국 고유 언어로 애송시, 문학작품, 글귀 등을 새겨 희생을 기립니다.

22개 조형물은 참전국에 대한 감사를, 검은 석재의 물성은 이들 국가와의 단단한 유대감을 상징한다고 시는 설명했습니다.

지하에는 우방국과 실시간 소통 가능한 상징 공간이 들어서게 됩니다.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 지하부

22개국의 현지 모습을 영상·이미지 등으로 만나볼 수 있는 미디어월과 함께 태극기를 비롯해 우방국 국기 등을 송출할 수 있게 조성합니다.

방문객은 지상 조형물 사이 유리 브릿지 위를 걸어 세종로공원으로 진입할 수 있고, 유리 브릿지에는 스마트글라스가 내장돼 지하에서 올려다볼 때 큰 미디어 스크린으로 작동합니다.

첨단 미디어기술을 활용해 22개 참전국과 실시간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단순한 기념 공간이 아닌 살아 있는 교류의 장을 만든다는 구상입니다.

세종로공원은 경복궁의 넓고 트인 공간감과 대비되는 밀도 높은 도심 숲으로 조성됩니다.

연 면적 8,768㎡로 지상 1층∼지하 2층에는 휴게·식음 시설, 다목적 공간 등이 자리하게 됩니다.

도심 속 독특한 분위기의 숲과 보행 광장, 탁 트인 수경 시설을 통해 바쁜 일상 속 지친 시민들에게 도심 속 편안한 휴식 공간을 제공한단 계획입니다.

지하 공간은 계절과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고 사계절 내내 도시와 자연과 사람이 소통하는 전천후 다목적 공간으로 조성합니다.

또 지하 공간은 광화문역에서 KT빌딩, 세종문화회관 지하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간의 종착지로 설계됐습니다.

이날 시상식에는 '6·25 참전 유공자회' 유재식 서울시 지부장 등 참전용사 10명이 함께했습니다.

시는 또 내일(4일) 6·25 참전 22개국 주한외교단을 초청해 '감사의 정원' 조성 관련 사업 설명회를 개최합니다.

오 시장은 참전국이 보여줬던 희생과 인간애, 국제적 연대에 감사를 전하고 상징 공간과 조형물의 의미를 대사들에게 직접 소개할 예정입니다.

앞서 시는 지난해 6월 25일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광화문에 100미터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와 '꺼지지 않는 불꽃' 상징물을 세운다는 게 핵심 내용이었습니다.

이후 과도한 국가주의를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게양대 조감도가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미학적 논란도 있었습니다.

이에 시는 대형 태극기 게양대 등 논란을 빚은 요소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또 자유와 평화를 새로운 키워드로 제시하며 지난해 9월 설계 공모를 냈습니다.

시는 이달 안에 당선자와 설계 계약을 체결하고 상징 공간과 조형물은 연내 준공할 계획입니다.

세종로공원은 2027년 5월 완공이 목표입니다.

(사진=서울시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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