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1일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둘째 날 미국 주도의 인공지능(AI) 시대를 선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일본 소프트뱅크,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의 AI 합작회사 '스타게이트' 설립을 직접 발표했습니다.
이들 3개 기업은 합작회사를 통해 미국의 AI 산업에 최소 5천억 달러, 우리 돈 718조 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투자금은 보통 중국이나 다른 나라들, 특히 중국으로 갔을 돈"이라며 중국을 콕 찍어 언급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뒤에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이 나란히 서 있었습니다.
CBS 뉴스에 따르면 스타게이트는 텍사스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미국 내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트럼프의 이날 발표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AI 산업의 주도권을 거머쥐기 위한 경쟁의 신호탄을 본격적으로 쏘아 올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미국 기업은 물론 일본 기업 등 글로벌 주요 기술 기업의 투자를 유치해 미국 중심의 AI 생태계와 인프라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AI 분야에서 개발과 규제 간 균형을 추구했던 바이든 전임 행정부와 달리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미국을 'AI 초강대국'으로 만들기 위해 개발을 강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첫 24시간 동안 행보를 통해 AI 업계에 이러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트럼프는 취임 첫날인 20일 바이든 행정부 때 만들어진 AI 규제를 폐기하도록 했습니다.
해당 규제는 AI 모델이 국가안보 등에 위험을 초래할 경우 업체가 개발 과정에서 이를 정부에 알리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날 'AI 발전소'에 투자하기 쉽게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 취임 전 "미국의 진전을 막기 위해 그 자리에 있는 환경 규제를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AI용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에 막대한 에너지가 들어가는 만큼 원자력 발전이 다시 주목받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AI 업계 인사들은 트럼프 새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는 "신임 행정부가 기술업계 성장을 장려할 것임이 분명해 보인다"면서 "정부가 첨단 분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들로부터 조언을 듣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알파벳(구글 모회사)의 루스 포랏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트럼프 행정부가 AI용 데이터센터와 인프라 투자에 장애물을 없애고 싶어 한다면서 "그들과 계속 협력할 엄청난 기회가 있다"고 기대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와 AI 업계 인사들은 기후 대응이나 안전성보다 중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을 더 우려한다는 게 블룸버그 설명입니다.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는 최근 AI 모델을 공개하며 오픈AI에 도전장을 내기도 했습니다.
알파벳의 포랏 CIO는 미국이 AI 부문에서 중국에 앞서는 게 '기정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고, 오픈AI의 사라 프라이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국이 AI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AI 데이터 기업 스케일AI의 알렉산더 왕 CEO는 이날 'AI 전쟁 승리'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냈으며 "지난 몇 달만 해도 중국은 우리 정부와 비교해 AI 능력에서 매우 강력한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AI 개발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안전성이나 환경 오염이 간과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여전한 상황입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