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해 이름을 알린 배우 왕싱이, 수척한 얼굴로 카메라 앞에 나와 끔찍했던 기억을 떠올립니다.
[왕싱/중국 배우 : 매우 위험했어요. 압박이 심했습니다. 잘 수도, 먹을 수도, 심지어 화장실도 갈 수 없었어요.]
'지난 3일 영화 촬영차 태국에 갔던 왕싱이 사라졌다', 여자친구가 SNS에 올린 이 소식에 전국민적 관심이 일자 당국이 나섰고, 왕싱은 나흘 만에 미얀마 국경지대에서 머리카락이 삭발 된 채 태국 경찰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이 일대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에 납치당했던 걸로 경찰은 추정했습니다.
[왕싱/중국 배우 : (제가 갔던) 2번째 건물에는 50명 정도 있었고요. 3번째 건물에는 사람이 더 많았습니다.]
왕싱 구출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에서는 비슷한 실종 사례 제보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왕싱처럼 태국 연예기획사로부터 영화 촬영 제안을 받고 출국했다가 20여 일째 연락이 두절된 배우, 친구와 사업 논의차 태국으로 출국했다 감감무소식 된 남편,
[실종자 부인 : 광저우에서 태국에 간 뒤로 연락했는데, (12월) 14일 이후부터 소식이 끊겼습니다.]
지난 6일 태국 여행에 나선 딸이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직접 찾아 나선 부모도 있습니다.
실종자 가족 단체에 접수된 사례만도 약 180여 건, 가족들은 당국에 구조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실종자들은 대부분 미얀마 국경지대로 끌려간 걸로 추정됩니다.
[태국 경찰 : 실종된 중국인들은 태국에 있지 않습니다. 태국 북부 국경 지에 있는 미얀마의 조직들에 끌려간 걸로 추정됩니다.]
이 지역은 중국인을 상대로 한 보이스피싱, 불법 온라인 도박 등 사기 범죄가 성행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 공안 당국은 지난해 이곳에서 5만 3천여 명이 보이스피싱 연루 용의자를 체포하기도 했습니다.
취업 사기 등 한국인 대상 범죄도 활개치고 있어, 우리 외교부도 미얀마 미야와디를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했습니다.
(취재 : 권란,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최혜란, 디자인 : 강경림, 영상출처 : 웨이보 더우인,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