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걸릴 일인가" 무기수 김신혜, 친부살해 누명 벗다

<앵커>

지난 2000년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김신혜 씨가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25년 만에 누명을 벗고 풀려난 김 씨는 다신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KBC 신대희 기자입니다.

<기자>

무기수 김신혜 씨가 교도소 밖으로 나와 시민들이 건넨 꽃다발을 받았습니다.

24년 10개월 동안 복역한 끝에 재심을 통해 석방되는 순간입니다.

억울한 누명을 벗게 된 김 씨는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김신혜 : (검경이) 잘못된 부분이 있었을 때 바로 잡으면 좋았을 텐데, 그것이 25년, 수십 년 걸려야 하는 일인가? (교도소) 안에서 많은 생각을 해봤습니다.]

김 씨는 지난 2000년 3월 수면제를 이용해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확정받고, 수감 생활을 해왔습니다.

재심 재판부는 검찰과 경찰이 위법한 수사로 김 씨에게 옥고를 치르게 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영장 없는 압수수색으로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했다는 것입니다.

재판부는 김 씨가 술에 타 먹인 수면제 때문에 아버지가 숨졌다는 혐의도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보험설계사 자격이 있던 김 씨가 보험금을 노리고 범행했다는 검사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아버지 앞으로 보험을 가입했지만, 고지 의무 위반으로 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거라고 봤습니다.

[박준영/재심 전문 변호사 : 24년 동안 일관되게 무죄를 주장해 온 당사자의 진실의 힘이 무죄의 가장 강력한 증거였습니다.]

시민단체는 불법 수사를 한 검찰과 경찰에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검찰이 인권 침해에 대한 사과를 하지 않고, 이번 재심의 무죄 선고에 불복해 항소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의석 KBC·김학일 KBC)

KBC 신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