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 담화 시청하는 공무원과 기자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어제(16일) 내란 사태의 정점에 있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재차 통보했습니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이날 윤 대통령 측에 오는 21일까지 소환조사를 받으라는 출석요구서를 보냈습니다.
윤 대통령이 실제 2차 소환조사에 응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1일 윤 대통령에게 형법상 내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로 '15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라'고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이에 대해선 윤 대통령 측에서 변호인단 구성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윤 대통령이 이번 계엄 사태의 총책임자라고 보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번 사태는 헌법과 법률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직무권한을 넘어 직권을 남용한 조처라고 판단했습니다.
검찰은 윤 대통령이 2차 요구에도 응하지 않는다면 불응 사유를 분석한 뒤 재차 출석을 요구할지 체포영장 등 강제 신병확보가 필요할지 등을 검토할 것으로 보입니다.
윤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 응한다면 헌정사상 현직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는 첫 사례가 됩니다.
검찰은 정당한 불출석 사유가 없다고 볼 경우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신병 확보에 나설 수 있습니다.
앞서 대통령실 경호처는 지난 11일 경찰 국가수사본부가 대통령실 압수수색에 나섰을 때 공무상 비밀 장소에 대한 압수수색을 제한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을 근거로 경내 진입 방식의 압수수색 대신 임의제출 방식으로 협조한 바 있습니다.
영장을 발부한 법원도 우선 임의제출 형태로 자료를 확보하도록 정한 바 있습니다.
검찰 안팎에서는 대통령 신병 확보를 위한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할 법적 근거는 없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검찰은 윤 대통령이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내란 우두머리라고 보고 있습니다.
위헌적 내용이 담긴 포고령 발표,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무장한 계엄군 투입, 여야 정치인 등 14명의 체포 시도 등 불법적 행위들이 모두 윤 대통령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이란 게 검찰 시각입니다.
검찰은 현재까지 내란 중요임무 종사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물론 계엄군을 지휘한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구속했거나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입니다.
이처럼 군 지휘부에 대한 빠른 수사 속도를 감안하면 윤 대통령 소환 전 혐의 다지기는 충분히 이뤄졌다는 게 검찰 판단입니다.
다만 이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국방부 조사본부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 역시 윤 대통령에게 18일 오전 10시 공수처 청사로 출석할 것을 요구하면서 윤 대통령이 어느 곳을 선택할지, 어떤 기관의 조사를 받게 될지에도 이목이 쏠립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