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비상계엄이 선포됐던 지난 화요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이 설치된 합참 지휘통제실을 찾았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김용현 국방장관, 박안수 계엄사령관이 함께했을 걸로 보입니다. 병력 투입 명령과 진행 상황 보고를 장관과 사령관이 받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도 직접 전화를 걸었단 증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먼저, 홍장원 국정원 1차장은 계엄 직후 싹 다 잡아들여 정리하라는 대통령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진우 당시 수방사령관은 밤 12시쯤 거기 상황이 어떠냐고 묻는 대통령 전활 받았고, 특전사령관은 작전 수행 도중 전화가 걸려와 자신이 이동 중이라고 보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사태의 핵심 인물인 여인형 당시 방첩사령관은 대통령과의 통화 여부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 계엄령 이후 통화했다 한들 문제 될 게 없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증언에 비춰 봤을 때 대통령은 계엄 선포 이후에도 당시 지휘관들과 통화하며 직접 상황을 살피고, 지시했던 걸로 추정됩니다. SBS 취재 결과, 또 한 사람의 핵심 인물이 계엄 선포 직후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그 내용 전해드리기 앞서 먼저, 당시 대통령과 직접 통화한 사람들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부터 하나하나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종훈 기자입니다.
<기자>
홍장원 국정원 1차장은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주요 정치인 등의 체포를 직접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이 전화통화에서 "싹 다 잡아들여 정리하라"며 "국정원에 대공 수사권을 줄 테니 우선 방첩사령부를 도와 지원하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김병기/민주당 의원 (국회 정보위 간사) : 1차장입니다. 봤지, 비상계엄 발표하는 거? 봤습니다. 이번 기회에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
홍 차장은 이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윤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전달했고, 여 전 사령관이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주며 검거를 위한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고 전했습니다.
홍 차장이 기억하는 체포 대상 명단은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 등 주요 정치인, 그리고 선관위원 등이었습니다.
[김병기/민주당 의원 (국회 정보위 간사) :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김민석, 박찬대, 정청래, 조국, 김어준, 김명수 전 대법관, 김민웅, 권순일.]
홍 차장은 그러나 이런 지시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고 이어 열린 국정원 주요 간부 회의도 별다른 결론 없이 끝났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전화를 직접 받은 사람은 또 있습니다.
계엄 당시 국회 현장으로 출동했던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은 지난 4일 새벽 0시쯤 전화 한 통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윤 대통령은 국회 상황에 대해 물어본 뒤 전화를 끊었다고 이 전 수방사령관은 밝혔습니다.
[이진우/전 수도방위사령관: 한차례 정도 오셨는데 '거기 상황이 어떠냐?' 그래서 똑같은 얘기를 했습니다. 굉장히 복잡하고 우리 인원이 이동할 수도 없다. 가만히 들어보시다가 알겠다고 하시고 전화 끊으셨습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국회의원들을 밖으로 빼내라는 지시를 받은 곽종근 전 육군 특전사령관도 작전 수행 도중 윤 대통령으로부터 부대이동 상황을 묻는 전화를 직접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이정택, 화면제공 : 김병주 국회의원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