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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 애썼는데…"퍼덕이다 충돌" 생명 위협하는 전깃줄

<앵커>

전깃줄이 날개가 큰 새들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장애물이 되고 있습니다. 멸종위기종인 황새가 전깃줄에 충돌해 죽는 사고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용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황새 서식지인 충남 예산의 한 들녘, 전봇대를 따라 전깃줄이 여기저기 길게 뻗어 있습니다.

큰 날개를 퍼덕이는 황새에게 전깃줄은 위험천만한 장애물입니다.

충남 태안에서는 지난해 7월 갓 태어난 황새 1마리가 전깃줄 근처에서 날개와 다리가 부러져 죽었습니다.

전깃줄 충돌로 죽은 황새는 지난 5년간 10마리, 충남이 8마리로 가장 많고 경기와 전북에서 각각 1마리씩 폐사했습니다.

발견되지 않은 개체를 감안하면 피해는 더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동수/예산황새공원 박사 : 전깃줄을 보지 못해서 충돌하는 경우가 있고요. 유조(어린 새)같은 경우 나는 게 미숙하기 때문에.]

산과 들을 가로질러 설치된 전깃줄은 황새뿐 아니라 날개가 큰 다른 새들의 생명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충남에서만 지난해 독수리, 백로 등 140마리가 전깃줄에 충돌했고, 올해도 84마리가 다치거나 죽었습니다.

충돌사고를 줄이기 위해 예산군과 한전은 황새서식지 주변 전깃줄 30곳에 지난달 12일 시각표지판을 처음 설치했습니다.

[서희원/예산군청 주무관 : 주황색 표지판을 보고 안전하게 비행을 하게 할 수 있습니다.]

30년 전 국내에서 멸종한 황새를 복원하기 위해 지난 2015년 8마리를 방사한 뒤 개체 수가 110마리로 늘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전깃줄은 조류 충돌 사고에 무방비 상태, 국가유산청과 한전, 지자체 등이 전선지중화를 포함해 전깃줄 충돌 사고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김민철, 화면제공 : 예산황새공원·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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