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내년부터 학교 수업에 쓰일 AI 디지털 교과서 76종이 최종 확정됐습니다. 수학과 영어, 정보 과목에 우선 도입되고, 국어와 기술, 그리고 가정은 그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먼저 손기준 기자입니다.
<손기준 기자>
내년 3월 도입 예정인 초등학교 3·4학년을 대상으로 한 AI 디지털교과서 수학 과목입니다.
각도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학생이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AI가 분석해 줍니다.
개인별 오답 노트를 만들게 하고, 풀이 시간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중학교 영어 AI 교과서에선 학생이 영어 단어나 문장을 쓰면, AI가 문장을 고쳐 주기도 합니다.
교육부는 오늘(29일) 검정 심사를 통과한 AI 교과서가 모두 3개 과목, 76종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AI 교과서가 교육 격차를 줄이고, 공교육을 혁신할 수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주호/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 맞춤 교육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수업을 잘 이해 못 할 수도 있고 뒤처진 아이들, 학생들의 경우엔 AI 디지털교과서가 보급되면 수업을 좋아하게 되고….]
내년 3월, 초등 3·4학년, 중1, 고1을 대상으로 수학·영어·정보 과목에 AI 교과서가 도입되고, 2028년까지 초3부터 고1까지 사회·역사·과학을 포함한 6개 과목에 도입이 끝납니다.
다만, 국어와 기술·가정 과목은 대상에서 아예 빠졌습니다.
교육부는 검정 심사를 지난 8월 말 마칠 계획이었지만, 석 달이나 늦춰졌습니다.
일부 교사들은 내년 3월 시행까지 시간이 촉박하단 반응을 보입니다.
[현직 초등교사 : 12월이 제일 학교가 바쁠 때거든요. 선생님들이 (아직) 대부분 AIDT(AI 디지털교과서)를 보지도 못했고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거든요.]
이에 대해, 교육부는 현장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AI 교과서 연수가 순차적으로 진행 중인만큼 문제가 없단 입장입니다.
(영상취재 : 김균종, 영상편집 : 오영택, 디자인 : 최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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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년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일부 과목은 빼고, 일부는 도입을 늦춘 건, 현장의 우려가 반영된 걸로 보입니다. 국회에서는 AI 교과서의 법적 지위를 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낮추려는 움직임도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 교육부는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권지윤 기자입니다.
<권지윤 기자>
AI 디지털 교과서의 주요 과목 가운데 하나였던 '국어'를 아예 뺀 이유를 교육부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이주호/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 학부모, 교육 현장, 전문가와의 의견 수렴, 지방교육 재정 등 정책적 여건 변화를 종합적으로 (검토했습니다.)]
학생들이 '디지털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할 거다, 문해력이 더 떨어질 것이다' 같은 교육 현장 안팎의 우려를 받아들여 시행의 틀을 조정했다는 얘기입니다.
초등 사회와 과학, 그리고 중학 과학도 기존 계획보다 1년 늦춰 2027년에 시행하는 속도 조절에 나섰습니다.
이주호 부총리는 오늘(29일), "영어 발음 교정 같은 경우 교사가 학생 한명 한명을 봐주는 게 쉽지 않았지만, AI 교과서로는 가능해진다"며 "수학이나 영어를 포기하는 수포자, 영포자가 없어질 거"라고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일부 조정은 했지만, 도입 자체에는 변함이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126개 교육시민단체는 인지 발달을 저해하고 예산을 낭비한다며 도입 중단을 요구합니다.
국회에서는 야당 의원들이 AI 교과서의 법적 지위를, '교과서'에서 '교육자료'로 격하하는 법 개정에 나섰는데, 이 같은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어제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교육자료'로 바뀌면, 학교장 재량으로 선택을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는 만큼 전면 보급은 불가능해집니다.
교육부는 균등한 교육 기회를 박탈하는 악법이라고 반발했습니다.
AI 교과서의 교육적 효과를 두고도 전문가들의 평가가 정반대로 엇갈리는 상황이라 논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김균종, 영상편집 : 이소영, 디자인 : 강혜리, VJ : 신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