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지 10년이 지난 지금, 사업 역량(mettle)과 관련해 가장 혹독한(severe) 시험을 치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습니다.
FT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메모리칩 제조업체이지만 AI 반도체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부문 경쟁에서는 SK하이닉스에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7월에는 노조가 사상 첫 파업에 나섰고, 최근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발표 이후에도 올 들어 주가가 30% 이상 하락하는 등 직원과 투자자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고 썼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와 무역 혼란 가능성은 반도체 수출과 삼성전자에 크게 의존하는 한국 경제 전망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고 FT는 분석했습니다.
FT에 따르면 박주근 리더스 인덱스 대표는 "삼성전자의 위기는 한국의 위기이기도 하다"고 말했고,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이 회장의 신중한 경영 방식을 거론하며, "현대·LG 3세들과 달리 크거나 대담한 의사 결정을 보인 적이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FT는 불량 휴대전화 15만 대를 불에 태운 일 등 품질 개선을 위한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노력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삼성전자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전광우 전 이사장은 FT와 인터뷰에서 "이 회장의 경영활동은 법적 문제로 인해 제약받았다"며 대담한 결정을 내릴 위치가 아니었다고 봤습니다.
삼성전자는 FT에 자사가 '가전과 반도체 부문에서 세계 선두의 혁신기업 위치를 유지해왔다'면서 "(이 회장이) 다각화된 미래 성장을 위해 전략적 비전을 제시하고, 핵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간소화하는 등 이런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경기도 용인 기흥캠퍼스에서 차세대 연구개발(R&D) 단지의 설비 반입식을 열고 재도약 의지를 밝힌 바 있습니다.
R&D 라인은 내년 중순 본격 가동에 들어가며 2030년까지 총투자 규모는 20조 원에 이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