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비트코인이 우리 돈으로 1억 3천만 원을 넘어서면서 또다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원래는 언제 또 값이 떨어질지 예측할 수 없는 위험자산으로 꼽혔던 비트코인이 어느새 안전자산처럼 여겨진단 분석까지 나오는데, 박재현 기자가 이 내용 짚어봤습니다.
<기자>
비트코인, 지금은 역대 4번째 폭등기로 분류됩니다.
2013년부터 대개 4년 주기로 급등하는 패턴이 반복되는데요.
공통적으로는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와 맞닿아있어 수급이 가장 중요한 요인임이 드러납니다.
또 다른 중요한 변수, 바로 정치적 요인입니다.
2017년 초 900달러대였던 비트코인이 현재 9만 달러를 넘어 100배 폭등할 때까지, 미 대선 두세 달 전 눈에 띄게 하락하다가 당선 후 회복해 크게 오르는 흐름을 보여왔는데요.
정부 규제에 민감한 영역이라 누가 되느냐를 막론하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시점이 호재가 되는 걸로 풀이됩니다.
특히 트럼프의 경우 가상자산에 대해 '사기' 에서 '전폭 지지'로 입장이 180도 급선회했습니다.
트럼프가 기용한 상무장관과 SEC 수장으로 거론되는 인물, 그리고 도지코인의 아버지라 불리는 머스크까지, 모두 친 가상자산 세력이라는 점에서 시장이 더 과열되는 모습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당선인 (지난 7월) : 절대 비트코인을 팔아선 안 됩니다. 이런 노력은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비축하는 데 핵심이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뉴욕시장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에 이어 이걸 일정 가격에 사고팔 수 있는 옵션거래까지 시작되면서, '큰손' 기관 투자자들이 몰렸습니다.
'교환가치'가 있는 '화폐'인가가 주된 논쟁이었던 초기 단계에서, 합법적 금융상품으로 정착한 배경입니다.
여기에 복수의 전쟁이 이어지면서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 몰수할 수 없는 위험 회피 수단'이란 인식이 가세해 변동성 심한 위험 자산에서 '안전 자산'과 유사한 평가까지 얻게 된 겁니다.
[홍기훈/홍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 (비트코인이) 미국의 전략 자산이 될 거라든지, 아니면 여러 호재가 나타날 거란 기대 심리로 인해서 비트코인이 빠르게 오른 거고요. 시장이 기대하는 결과들이 나오지 않았을 때 비트코인 가격의 변동성이 더 커질 것으로..]
국내 투자자도 급증하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가상자산 투자 소득 과세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250만 원 넘는 투자 소득에 대해 22% 매기는 '코인 과세'에 대해 정부와 여당은 2년 유예를, 민주당은 보완책을 마련하더라도 예정대로 내년 시행을 고수하고 있어, 제2의 금투세 논쟁이 예상됩니다.
(영상편집 : 김종미, 디자인 : 조수인·최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