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의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가 올해 들어 처음 하락했습니다.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을 줄이는 등 잇따른 돈줄 죄기 정책의 영향을 받은 건데, 위축된 매수세가 당분간 이어질 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김덕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은평구의 2천 세대 규모 대단지 아파트입니다.
지난 8월 전용 84㎡형이 12억 7천만 원에 거래됐는데, 9월 들어 매수 문의가 크게 줄면서 7천만 원 내려간 급매물이 계약됐습니다.
[서울 은평구 부동산 : (찾는 사람이) 많이 줄었죠. 실거래 신고도 한 달에 두세 개밖에 안 되는데 그것도 실입주자들, 급한 사람들은 다 팔고 다른 데로 옮겨가 버렸고요.]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가 0.01% 떨어졌습니다.
실거래가 지수는 실제 거래된 가격을 이전 거래가와 비교해 산출하는데,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가 하락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9달 만, 올 들어 처음입니다.
9월부터 대출을 더 엄격하게 죄는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된 데다, 시중은행들이 가계 부채 관리 명목으로 대출 금리를 인상하고 유주택자의 대출을 제한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지역별로는 강남 3구와 강동구는 0.86% 올라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등은 0.42% 내렸고, 은평구과 서대문구 등은 0.9% 하락했습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뚝 떨어졌습니다.
지난 7월 1만 건에 가까웠던 거래량은 8월에 6천 건대로 하락하더니, 9월에는 3천 건대로 반토막이 났습니다.
[박원갑/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 대출 문턱이 높아진 데다가 단기적으로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경계감에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약세로 전환된 것으로 분석되고요. 이런 추세는 적어도 연말까지는….]
지난달 말까지 신고된 매매 계약을 분석한 결과 9월에 이어 10월에도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0.36% 하락할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대출규제에 따른 관망세가 확산하면서 부동산 매매 위축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김병직, 디자인 : 강경림 조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