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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백기' 든 영끌족…경매 나온 아파트 9년 만에 최대

<앵커>

경매 시장에 나오는 아파트 매물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고금리에 이자 부담을 버티지 못해 집을 내놓은 건데, 낙찰되지도 못하고 쌓여가는 매물이 많다고 합니다.

하정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 단지, 전세를 끼고 대출을 받아 매입했던 30평대 아파트가 최근 경매 시장에 나왔습니다.

감정가는 7억 정도, 두 차례 유찰되면서 가격은 40%나 떨어졌습니다.

[경매 업체 관계자 : 8~9월 이후에 매매 거래가 거의 없어요. 대출 단속하고 그런 영향이 없지 않죠.]

인근의 또 다른 아파트 매물도 최근 경매에 부쳐졌는데, 낙찰가율은 80%대에 머물렀습니다.

[공인중개사 : 지금 이자가 많이 올라갔으니까 숨차죠. 대출받은 게 있는데 이게 안 되니까 (매물로) 내놨는데 안 된 거지, 그래서 경매를 받아서….]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경매 건수는 380건으로 2015년 4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한 달 전 보다 2배 이상 급증했는데, 전국적으로 봐도 3천493건, 전달 대비 약 19% 늘어나 3년 11개월 만에 가장 많았습니다.

노원·도봉·강서 등 외곽 지역 아파트 중심으로 유찰 사례가 늘면서 낙찰률은 하락하고 있습니다.

고금리가 길어지면서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집을 내놓는 사람들이 늘었는데, 최근 강화된 대출 규제로 인한 관망세가 확산하면서 늘어난 매물이 소화되지 못하다 보니 벌어진 현상입니다.

거래가 위축되고 매물은 쌓이면서 지난달 서울과 수도권의 매매 가격은 전달보다 상승폭이 줄었습니다.

[이주현/지지옥션 전문위원 :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한 그런 매물들이 상당히 많이 경매 시장에 유입하고 있다고 볼 수 있고요. 외곽 지역에 있는 아파트들은 경매 물건이 계속 쌓여가는 상황입니다.]

강남권은 고가 낙찰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 외 지역은 유찰이 거듭되는 등 경매 시장에서도 매매 시장과 마찬가지로 양극화가 뚜렷한 모습입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안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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