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선상에 오른 불법 도박사이트 총책 등에 대한 수사 정보를 평소 친분이 있던 사건 브로커에게 알려주고 700만 원 상당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현직 경찰관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습니다.
대구지법 형사11부(이종길 부장판사)는 오늘(13일) 부정처사후수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구경찰청 소속 A(55) 경감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천5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또 추징금 740여만 원을 명령했습니다.
A 경감은 2023년 7∼9월 평소 동네 선후배 사이로 알고 지내던 사건 브로커 B 씨에게 자신이 담당하던 불법 온라인 도박사이트 총책 등에 대한 수사 정보를 알려주고 9차례에 걸쳐 772만 원 상당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조사 결과 사건 브로커 B 씨는 A 경감에게서 체포 영장 발부·집행 계획 등을 알아내 불법 도박사이트 총책 측근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불법 도박사이트 총책은 체포영장 집행 당일 주거지 인근 마사지 가게에서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공무상 비밀을 엄수하고 누구보다 공정하게 업무에 임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동네 후배의 부정한 청탁에 따라 수사 상황을 알려주고 금품을 제공받아 죄가 가볍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다만 "범행을 반성하고 경찰공무원으로 35년 이상 성실하게 복무한 점, 도박사이트 총책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는 등 수사에 실제 미친 영향이 적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공개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