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갓바위서 수능 집중 3일 기도하는 모습
"해줄 건 기도뿐이네요."
오늘(11일) 오전 7시, 2025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을 사흘 앞두고 경북 경산시 와촌면 팔공산 관봉석조여래좌상을 많은 학부모가 찾았습니다.
관봉석조여래좌상은 갓을 쓴 듯한 모습 때문에 '갓 바위 부처님'이라 불리며 보물 제431호로 지정돼 있습니다.
또한 '평생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루어 준다'는 소문에 수능 철이면 많은 학부모가 이곳을 찾습니다.
학부모들은 수능 한파 못지않은 산꼭대기의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언 손을 녹이며 묵묵히 소원을 빌었습니다.
그들의 앞에는 수험생의 사진과 함께 입시기도 발원문 등이 놓여 있었습니다.
손주 사진을 앞에 놓고 기도를 올리던 백발의 장 모(82) 씨는 "갓바위 부처님 은덕으로 많은 학생이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란다"며 "멀리 있는 손주들에게 해줄 건 기도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여기서 기도를 열심히 했더니 지난번엔 손녀가 5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며 "날이 추워도 삼천배 하고 가려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학부모는 기도 이유를 묻는 말에 "조용히 기도하고 싶다"며 수험생만큼이나 긴장한 표정을 보였습니다.
이 밖에도 쌀과 물 등에 '수능 고득점'을 적어 갓바위 앞에 놓는 시민도 있었습니다.
갓바위를 관리하는 선본사는 매년 수능 백일기도를 진행합니다.
선본사 관계자는 "학부모님들이 백일기도를 주로 많이 하고, 수능을 앞두고 마무리하고자 하는 분들이 수능 집중 3일 기도도 하신다"며 열기를 전했습니다.
갓바위 아래 사찰 앞에는 수능 고득점과 대학 합격을 기원하는 소원 등도 빽빽이 들어차 있었습니다.
부부가 함께 갓바위를 찾은 장 모(48) 씨는 "(자녀가) 지금까지 고생 많이 했다"며 "시험 잘 치고 (원하는 대학에) 꼭 합격하길 바란다. 파이팅!"이라며 응원을 전했습니다.
장 씨의 아내는 "울컥하다"며 눈물을 보이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종교계는 대구시교육청과 함께 '수능 고득점 기원 행사'도 연달아 실시합니다.
기독교계는 오늘 대구 내일교회에서 '수험생을 위한 특별 새벽기도회'를 개최하고 천주교계에서는 오는 12일 천주교 대구대교구청 성모당에서 '수능 고득점 기원 미사'를 엽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