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수 유출로 행정처분 받은 봉화 영풍 석포제련소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에 나선 영풍이 폐수 무단 배출 등 문제로 석포제련소 조업 2개월 중단 처분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1,700억 원 가까운 적자를 낸 영풍은 이번 조치로 영업 손실이 예상됩니다.
아울러 국내 2위 아연 생산 공장이 생산 차질을 빚게 되면서 철강, 자동차, 건설 등 국내 산업계 공급망에도 타격이 우려됩니다.
법조계와 산업계에 따르면 영풍은 지난 1일 석포제련소 조업정지 처분취소 소송이 대법원에서 기각돼 조업정지 1개월 30일 처분이 확정됐다고 공시했습니다.
이번 영업정지 처분이 언제부터 적용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낙동강 상류인 봉화군에 자리 잡은 영풍 석포제련소는 2019년 오염방지시설을 거치지 않은 폐수 배출시설을 설치·이용한 사실 등이 적발돼 이번에 조업정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환경부는 경상북도에 조업정지 4개월의 행정처분을 의뢰하고, 경북도는 이를 2개월로 감경했지만 영풍은 해당 취소를 요구하며 법원에 소송을 냈습니다.
대법원 판결에 대해 영풍 측은 "법원 판결을 존중하며 환경과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 조업정지 이행을 준비하겠다"면서 "아연 등 제품 생산 감소에 따른 피해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석포제련소는 지난 4일 환경부 수시 점검에서도 황산 가스 감지기 7기를 끈 채 조업한 사실이 적발돼 10일 조업정지 처분이 추가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카드뮴 오염수를 낙동강에 불법으로 배출하다가 적발되는 등 2013년 이후 10년간 환경법령 위반으로 76건이나 적발됐습니다.
2021년 11월 조업정지 10일 행정처분에 따라 공장 문을 닫은 적이 있지만, 2개월 동안 장기간 조업이 중단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국내 2위이자 세계 6위 규모인 영풍 석포제련소가 2개월 넘게 문을 닫게 되면서 영풍은 아연 등 제품 생산에 적지 않은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영풍의 실적 악화는 물론 국내 산업계 공급망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영풍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아연 시장 점유율은 1위 고려아연이 56%(23만 6천 톤), 2위 영풍이 37%(15만 3천 톤)로, 두 회사 점유율이 93%를 차지합니다.
아연은 일반적으로 철강재의 보호 피막으로 사용되며, 강관, 강판, 철선, 철 구조물 등의 소재에 표면 처리를 위한 도금용으로 사용됩니다.
영풍은 고려아연 인수를 추진하며 '경영권 정상화'라는 명분을 내세웠는데, 잇단 경영 실책이 부각된 데 대해 영풍은 "고려아연 경영을 영풍이 직접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며 "MBK를 최대주주로 집행임원제를 도입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경영 전문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봉화군 제공, 영풍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