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성범죄를 저지른 학생이 피해 학생을 포함해 18명을 학교폭력으로 신고했습니다. 신고한 학생은 저희 보도로 경찰이 재수사에 들어가 가해 혐의가 인정된 그 중학생입니다.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은 보복성 신고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사공성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김 모 양은 중학생 3학년이던 지난해 동급생 A 군에게 수차례 성범죄를 당하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A 군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도 없이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했습니다.
SBS 보도 이후 재수사에 나선 경찰은 지난 8월 A 군을 강간미수 등 혐의로 송치했습니다.
그런데 재수사가 시작되자 A 군은 김 양을 비롯해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친구 등 18명을 학교폭력 가해자로 신고했습니다.
[김 모 양 어머니 : 더 괴롭히려고 그렇게 하는 것 같아요. 김 양 입장에서는 '나 때문에 친구들도 같이 신고를 당했다'….]
A 군은 이들이 "자신을 빼고 SNS 대화방을 만들었고, 성범죄자라고 부르며 따돌림했다"는 등 피해를 호소했습니다.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뒤 일부 학생들은 학사 일정에 차질을 빚었습니다.
학폭위가 끝날 때까지 퇴학처리가 안 돼 계획했던 유학을 1년 미뤘는가 하면, 이사를 간 뒤에도 전학하지 못한 경우도 생겼습니다.
[B 양 어머니 : 지금 전학도 가야 되는데, 그 멀리서 학교를 다녀야 되는 건지 너무 피해를 보니까….]
최근 열린 학폭위에서는 A 군의 피해를 입증할 만한 증거를 찾기 힘들고, 일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18명 모두에게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노윤호/변호사 : 일종의 방어 차원에서 또 보복 차원에서 맞신고를 한다라고 볼 수도 있는 거죠. (허위신고에 대한) 제재를 해야 된다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학폭위에 제소됐던 학생들의 부모들은 A 군의 어머니가 현직 장학사로 학폭 제도를 잘 알고 있는 만큼 고의로 신고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A 군 측은 "겪은 피해 사실을 진술했지만, 조치 없음 결정이 나온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오영택, 디자인 : 김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