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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트럼프가 그만두라면 사임할 건가?" "No!"…세계 금리 향방 쥔 연준에 감도는 긴장

<앵커>

금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미국이 기준금리를 오늘(8일) 새벽에 또 내렸습니다. 분석 바로 해 주시죠.

<기자>

요즘 친절한 경제에서 미국 얘기를 너무 많이 하게 되는데, 이번 주는 어쩔 수 없습니다.

그만큼 우리에게도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칠만한 굵직한 일들이 계속 있습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조금 전에 보시는 것처럼 0.25% 포인트 내리면서, 이제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이 4.75%까지 내려왔습니다.

우리 추석 직후에 미국이 4년 반 만에 금리인하에 돌입한 이후로 지금 두 달 만의 두 번째 추가 인하입니다.

오늘 새벽 미국의 금리인하는 예견된 수준이었습니다.

다음 달 12월에도 금리가 착착 내려가게 될 것 같다는 예상까지 이미 연준 위원들이 9월에 다 내놓은 상태였거든요.

그런데도 오늘 새벽에 끝난 미국의 기준금리 결정 회의가 다른 때와 또 다른 관심을 모은 건, 이틀 전에 나왔던 미국 대선 결과 때문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지금까지 밝혀온 경제정책을 대체로 밀고 나간다고 하면 물가가 오르는 모습이 다시 나타날 수밖에 없고요.

금리도 쉽게 떨어지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될 걸로 보입니다.

그래서 혹시나 연준에서도 뭔가 앞으로의 통화정책 관련해서 의미심장한 발언을 내놓지 않을까 여기에 관심이 쏠린 겁니다.

하지만 일단 연준은 단기적으로는 선거가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고 선을 그었고요.

9월에 전망된 12월의 추가 인하에 대해서도 앞으로 들어오는 경제지표들을 잘 보겠다는 원칙적인 답변을 되풀이했습니다.

연준이 예정대로 금리를 내리면서 시장금리가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미국 국채 시장에서는 트럼프 당선 이후로 고공행진하던 금리가 좀 내려오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앵커>

한국은행도 곧 금리를 다시 결정하잖아요. 여기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기자>

우리도 지난달에 금리를 한 번 내린 상태이죠.

그래서 이제 오늘로 한미 금리 차가 미국의 금리가 더 높은 상태에서 1.5% 포인트, 차이는 약간 좁혀졌습니다.

우리는 이달 28일에 다시 한번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가 있습니다.

이때 우리도 추가 인하가 나오게 되면 미국과의 금리차는 1.75% 포인트로 다시 벌어질 겁니다.

그런데 미국 대선을 지나면서 지금 1달러가 1천400원을 넘나들고 있죠.

달러가 우리 돈에 비해서 너무 강한 상태인데, 여기서 우리가 원화에 붙이는 돈값을 더 내리기가 참 부담스러워졌습니다.

미국의 금리가 기존의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내려가지 않으면 우리도 좀 더 높은 이자를 좀 더 오래 부담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앵커>

앞으로 미국의 금리 결정에 지금까지 보다 잡음이 더 있을 수 있다. 이런 전망도 나오던데요.

<기자>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정부에서도 연준의 독립성을 사실 거침없이 넘나드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이번에는 유세 단계부터 기준금리 결정에 개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드러내 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10월 15일, 미국 시카고) : 내가 그(제롬 파월 연준 의장)보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을 더 잘할 것 같아요. 대부분 사람들보다 내가 연준 의장에 더 나을 거예요. 금리를 어떻게 하는 게 좋겠다고 얘기할 권리는 있다고 봐요. (금리에 대해) 대통령이 명령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금리를 내릴지 올릴지 의견 정도는 말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정부로서는 당장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려줘서 시중에 돈이 좀 더 돌게 되면 정부 돈을 쏟아붓지 않고도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겠죠.

특히 만약에 선거를 앞두고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려준다, 돈이 많이 돌게 해준다.

그럼 그 시기의 정부와 여당은 아주 좋아할 겁니다.

정치의 영향을 받으면서 금리를 조절하면 장기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건데요.

트럼프 캠프는 앞으로 연준이 금리를 결정할 때는 대통령과 협의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미 미국에서 나오기도 했습니다.

지금 파월 의장의 임기는 보장하겠지만 실질적으로 권한을 가진 다른 사람을 연준 안에 심자, 이런 얘기도 트럼프 진영 쪽에서 나온 적이 있습니다.

사실 오늘 새벽에 열렸던 연준 회의 직후에도 파월 의장에게 관련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사임하라고 하면 할 것이냐는 질문에 "No"라고만 다소 굳은 얼굴로 대답하면서 정치에 대한 답변은 최대한 피했습니다.

물가가 오르는데 그래도 금리는 내려갈 것 같다, 이런 기대를 습관적으로 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미국뿐 아니라 우리도 금융시장이 혼란을 겪을 수 있어서요.

과연 앞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결정에 정부와 대통령의 입김이 제도적으로 작용하게 될지 이것도 지켜봐야 할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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