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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힘으로 신고까지 했다는데…" 업무분장 제대로 안 된 것도 직장 내 괴롭힘일까? [스프]

[갑갑한 오피스] (글 : 이진아 노무사)

이진아 갑갑한 오피스 썸네일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 업무 스트레스도 만만찮은데 '갑질'까지 당한다면 얼마나 갑갑할까요?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함께 여러분에게 진짜 도움이 될 만한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해드립니다.
 

A 업체의 인사 담당자가 문의를 해왔다. 업무분장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고 했다. 업무분장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는 것이 괴롭힘이 될 수 있냐는 문의였다. 내부 규정에 대한 문제 제기로 보이는데 신고인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를 하여서 어찌하면 좋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신고 내용을 좀 더 살펴봐야 할 거 같았다. 일단은 만나서 자초지종을 들어보시라고 했다. 업무분장이 되어있지 않았다는 것은 첫 번째 문제일 것이고, 2차적으로 신고인에게 괴롭힘이라고 느낄 법한 상황들이 발생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씀드렸다.

피상적으로는 업무분장 문제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은 좀 어색하게 들릴지 모른다. 특히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문제 되는 몇몇 사람의 돌출 행동들로 인하여 발생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어색하게 보이는 연결이다.

하지만, 직장 내 괴롭힘 경험 확인 및 조직문화 진단 용역을 진행하다 보면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과제로 무엇을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본 주관식 응답에 대하여 인사 제도, 업무분장에 대한 개선을 언급하는 응답자들이 많다. 실제 업무를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업무분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직장생활을 갑갑하고 괴롭게 만들고 있기 때문일 테다.

물론, 업무분장 등이 정확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들이 직장인들을 괴롭게 만들 수는 있지만 모두 법적인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기는 어렵다. 업무분장이 정확히 되어있지 않다 보니 손이 빠르거나 성실하거나 일머리가 있는 사람들이 결국엔 가장 많은 업무를 부여받게 된다는 고충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처음 A 업체의 인사 담당자 고민처럼 인사 제도 및 내부 규정의 문제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상황들이지 직장 내 괴롭힘으로 포섭하기는 어렵다. 직급, 직책의 기본적인 롤과 업무에 따른 분장의 배분 원칙 등을 가이드라인으로 잡아두고, 내부에서 자잘하게 발생하는 추가적인 업무들에 대해서 어떠한 방식으로 부여할 것인지를 합의하도록 안내하는 등의 방식으로 보완해 나가야 할 문제다.

다만, 업무분장에 대한 규정이 부재하여 상급자에게 업무분장에 대한 모든 권한이 임의로 일임되어 있는 경우에는 여러 직장 내 괴롭힘 문제와 연결되는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다. 밉보인 직원들에게 연차에 맞지 않은 과중한 업무를 부여한다든가, 자잘한 업무들만 부여하여 딱히 개인적 성과가 남지 않도록 한다든가 하는 상황들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업무 부여의 상황들은 이후 성과 평가 시점에서 개인 평가를 낮게 받게 하거나 이후 승진에 영향을 주는 등 지속적인 문제를 발생시키는 문제로 이어진다. 많은 조직에서 이런 유사한 문제들이 발생한다. 안타까운 점은 조직에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발발하기 전까지는 이 문제를 묵과하는 경우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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