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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으로 북러 군사동맹 심화…"러 '북핵 억제 공조' 시절 갔다"

파병으로 북러 군사동맹 심화…"러 '북핵 억제 공조' 시절 갔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으로 북러 군사동맹이 다음 단계로 심화하며 그간 서방과 최소한 공감대를 형성해 온 북핵 억제를 놓고도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푸틴이 우크라이나전 승리를 위해 북한에 대한 선을 넘고 있다"며 "북러 군사 동맹이 최고 수준으로 심화하며 북핵 문제를 둘러싼 서방과 공조마저 내버리는 분위기"라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한국 국정원을 비롯해 우크라이나와 미국 정부는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전 지원을 위해 군대를 대규모로 파병 중이라고 잇달아 확인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북한 파병 보도를 부인하지 않고 "북한과 무엇을 어떻게 할지는 우리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에서 훈련받은 북한군 첫 번째 병력이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를 비롯한 전장에 배치됐다고 주장하는 상황입니다.

NYT는 "북한군 파병은 국제 사회에서 러시아의 지형 변화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며 "푸틴이 고립된 것이나 다름없는 북한과 손을 잡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와 서방이 협력해 온 마지막 분야마저 어떻게 저버리는지를 부각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신문은 특히 북러 군사 동맹이 냉전 이후 최고 수준으로 공고화하며 핵 비확산 체제 자체가 위험하고 불확실한 영역에 접어들게 됐다면서 "러시아가 미국, 중국과 함께 북한의 핵 야욕을 억제하고자 공조했던 시절이 사라지게 됐다"고 우려했습니다.

독일을 기반으로 하는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 센터의 알렉산더 가부에프는 관련해 "이는 러시아 정책의 중대 변화"라며 "러시아가 이전에는 문제 국가들 대응을 두고 북한과 공조했다면 이제는 그 자체가 거대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라고 평했습니다.

가부에프는 특히 러시아와 미국이 주도하는 동맹들 사이의 균열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도 상당히 오랜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는 미중 갈등 등과 맞물려 급속하게 지정학적 충돌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목했습니다.

우크라전 장기화로 심각한 병력 및 물자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러시아가 북한을 포함한 불량 국가들과 잇달아 손을 잡으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지형 변화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게 사실입니다.

특히 최고립국인 북한이 러시아에 대한 포탄, 미사일 지원에 이어 직접 파병까지 나서면서 한반도 안보와도 직결된 경고음이 잇달아 울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시아에 대한 지원의 대가로 미사일 개발을 위한 핵심 기술 이전 및 인공위성 기술 등을 얻을 가능성과 더불어 북한군 자체 차원에서도 처음으로 현대화한 실전에 참여하는 경험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북한의 파병을 '루비콘강을 건넌 일'로 평가하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식량이나 연로 지원 등을 넘어 미국의 방공시스템을 피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및 핵잠수함 개발 기술 등 첨단 군사 기술을 요구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보수 성향의 헤리티지 재단의 로버트 피터스 연구원도 "러시아가 북한의 핵 및 미사일 개발에 핵심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며 이것이 한미의 핵심 우려 사항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피터슨 연구원은 러시아가 북한에 한미의 미사일 방공망을 뚫을 수 있는 다량의 미사일 발사 기술을 제공하거나, 핵탄두 소형화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 타격 정밀도를 높일 경우 실질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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