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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도발하고, 러시아에는 파병 준비?…북한 김정은이 노리는 것은 [스프]

[딥빽]

김정은
 

'딥한 백브리핑 : 딥빽', 복잡한 국제 이슈를 김혜영 기자가 쉽고도 깊이 있게 설명해드립니다.
 


군사적 긴장·대남 적개심 높이는 북한 김정은 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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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 (김여정 담화)
우리 수도의 상공에서 대한민국의 무인기가 다시 한번 발견되는 그 순간 끔찍한 참변은 반드시 일어날 것이다.

한국의 무인기가 평양을 침투했고, 그 주범이 한국 군부라고 주장하고 있는 북한이 연일 군사적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전방 지역 8개 포병부대에 완전 사격 준비태세를 갖추라는 작전예비지시를 내린 데 이어, 지난 15일엔 경의선 남북 연결도로와 동해선 연결도로를 약 1분이라는 시차를 두고 다이너마이트로 폭파했습니다.

북한은 이러한 대응을 자신들의 체제 결속을 위한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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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
14일과 15일 이틀 동안에만도 전국적으로 140여만 명에 달하는 청년 농민 일꾼과 청년 학생들이 인민군대 입대 복대를 열렬히 탄원하는 모습을...

북한은 이렇게 한국에는 도발하는 반면, 러시아에는 북한군 1만 명의 파병을 준비 중이라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은 북한 김정은이 계획한 대로 흘러가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북한 '적대적 두 국가론'의 지향점은 '한국 패싱'?

북한은 이미 예고했던 대로, 남북 관계를 완전히 끊기 위한 계획을 착실히 이행해나가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 계획을 토대로 더 이상 한국의 중재를 통하지 않고, 직접 미국 등 다른 국가들과 담판을 짓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박원곤ㅣ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북한은 특히 미국이랑 대화가 가장 중요한데, 미국과의 직접 소통 채널을 문재인 정부 때 만들어놨기 때문에 구태여 한국을 거쳐서 갈 필요는 없다. 그런 실용적인 이유도 적대적 두 국가론을 선포한 배경 중에 하나가 되겠죠.

다시 말해 북한이 한반도의 중요한 문제들을 결정하는 데 있어 핵심 당사자인 한국을 건너뛰고, 궁극적으로 한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방향으로 착실히 나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고유환ㅣ동국대 북한학과 명예교수
분단 체제에서 한국과 함께, 또는 한국의 중재를 통해서 일본으로 가거나 미국으로 가려는 시도가 다 실패로 돌아갔고 그러니까 이제 한국을 떼어내고 대한민국과는 이제 헤어지고 가벼운 몸으로 자기 갈 길을 가보겠다, (중략) 외교적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하나의 장기적인 포석인 걸로 봐요.
 
최진욱ㅣ전 통일연구원장
북한이 이제 원하는 것은 미국하고 협상을 하는 거죠 결국. 미국이 이제 한반도의 안정을 바라니까 한국은 인질 같이 삼고 한국하고 그 긴장을 조성해서 미국한테 협상력을 올리는 거죠.
 

"한국을 적대국으로" 착착 준비해 온 북한... "헌법에도 명시"

이런 상황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이후, 김정은이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철거하라고 하며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키고, 또 우리를 '남조선'이라고 부르다가 '대한민국'이라고 호칭을 달리할 때도 어느 정도 예견되긴 했지만, 북한의 속내가 확실히 공식화된 것은 지난해 12월 노동당 전원회의 때였습니다. 당시 김정은은 한국의 보수 정부든 진보 정부든 북한을 흡수통일하려는 의도는 똑같다며 '남북 관계의 종언'을 선언했습니다.
딥빽​​​​​​​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보도 (지난해 12월)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 제도와 정권을 붕괴시키겠다는 괴뢰들의 흉악한 야망은 민주를 표방하든 보수의 탈을 썼든 조금도 다를 바 없었다고 하시면서...

김정은은 그 직후 이어진 올해 1월 최고인민회의, 우리로 치면 국회 시정연설에서, 두 개의 국가로 가기 위한 계획과 세부 지시 사항들을 공개했습니다.
 
조선중앙TV (지난 1월, 김정은 시정연설)
대한민국을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으로... (헌법의) 조문에 명기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김정은은 북한의 주권 행사 영역을 정확히 규정하고, 동족과 통일을 의미하는 말들을 삭제하며, 대한민국을 적대국으로 간주하는 교육사업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헌법에 명기할 것을 지시했는데, 그로부터 9개월여가 지나 10월 17일, 북한이 10월 초 최고인민회의에서 비공개로 관련 내용을 헌법에 반영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전쟁 의도 없어도 국지 충돌 가능?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북한 김정은 정권이 설령 전쟁을 할 의도가 없다고 하더라도, 자신들이 내부적으로 궁지에 몰리는 상황이 된다면 국지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양욱ㅣ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사실 이런 재래전 상황에서는 북한은 압도적으로 불리합니다. 만약에 정말 북한의 의도가 공격이고 기습이라고 한다면요. 이런 식으로 대대적으로 보여주면서 이런 행동을 하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국면에서 되려 도발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북한의 소행인 것이 너무나 명백한 것이고요. 그렇게 되면 우리 군은 보복을 가할 수밖에 없는 거죠.
 
최진욱ㅣ전 통일연구원장
남남이다 적대 관계다, 그거를 몇 년 동안 준비를 해왔죠. 진짜 그런 식으로 이제 가고 있는 거죠. 미국이 말을 들어주면 쇼만 하다 끝나겠지만 미국이 안 들어준다 그러면 쇼에서 행동으로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고유환ㅣ동국대 북한학과 명예교수
당의 심장이고 또 수령제 국가에서 수령을 모독하는 전단이 날아오는데, 노동당사 상공에서 뿌린 거 아니에요. 밑에 사람들이 가만히 있을 수 없는 거거든. 과잉 충성할 수밖에 없어요. 김정은도 궁지에 몰리면 어쩔 수 없을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단 말이에요. 왜냐하면 수령으로서 온갖 자존심과 관련되는 비난과 이런 걸 받으면서 뒤로 물러설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면, 몰리면 쥐도 고양이를 문다고 전면전은 못할 테지만 어떤 카드를 들고 나올지 모르죠.
 

북한이 공들이는 '신냉전 구도'?... "한국, 리스크 관리해야"

그렇다면 북한 김정은 정권의 의도에 우리가 말려들지 않으면서, 최소한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확고한 군사적 대비 태세를 갖추는 건 물론이고, 김정은 정권이 국제사회를 향해 내놓는 일련의 메시지가 '북한과 협상하려거든, 한국을 통하지 말아라', '북한과 직접 소통하라'와 다름없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한국을 건너뛴 채 북한과 통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북한이 한국을 빼고 직접 협상장에서 만나길 원하는 1순위 국가는 미국인데, 정상 간에 세 차례 만나고 27번이나 친서를 교환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북한은 이런 전략을 더 노골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이를 염두에 두고 적극 관여해야 합니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 1월 5일 한국에는 포 공격을 하던 시기, 기시다 당시 일본 총리에게는 "각하"라고 부르며 대지진 관련 위로 전문을 보낸 바 있습니다. 이처럼 북한은 계속해서 한국과 미국, 일본의 틈을 파고듦과 동시에 자신들이 '군사동맹'을 맺은 러시아, 그리고 상대적으로 소원해진 듯하나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중국 등 이른바 '반(反) 서방 진영'을 공고히 하는 데 사활을 걸 것으로 보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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