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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면서 번역했어요"…일등공신 번역가들

<앵커>

그동안 뛰어난 우리 문학 작품들은 번역의 어려움으로 세계 무대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이번 쾌거 뒤에는 현지 독자들의 정서에 꾸준히 다가서기 위한 '번역가들의 노력'이 큰 몫을 했다는 평가입니다.

이어서 심우섭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지난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 상을 탄 뒤 한강은 가장 먼저 영어 번역을 해준 데버라 스미스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한강 (2016 맨부커 수상 소감) : 저에겐 데버라 같이 훌륭한 번역가이자 친구를 만난 것이 행운입니다. 울지 마세요.]

당시 29살, 한국어를 배운 지 7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데버라는 영미권 독자들이 작품의 감성을 놓치지 않도록 작가 못지않게 고민했다고 밝혔습니다.

[데버라 스미스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번역) : 영국에서는 한국 문화를 아주 조금밖에 모릅니다. 어쩌면 많은 영국인들이 제가 번역한 책을 통해 한국 문화를 처음 접할 수 있다는 점도 저는 감안해야 했습니다.]

이번 문학상 심사에 참여한 스웨덴 심사위원은 영어 번역 작품에 드러난 한강의 표현력을 이렇게 칭찬했습니다.

[안나 카린 팜/노벨문학위원회 위원 : (한강의) 모든 작품 속에는 하나의 큰 주제에 대한 연속성을 지니면서도 그 주제를 보는 시각이나 표현에서는 언제나 새로운 문체와 변화를 보여줍니다.]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 등 한강의 작품은 총 28개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 76종으로 출판됐습니다.

정교한 번역은 물론 나라별로 제목부터 달리하며 현지 독자를 위한 많은 고민을 담는 겁니다.

[윤선미/'채식주의자' 스페인어 번역 : 순간적으로 읽다가 말아야 할 정도로 번역할 때는 그 고통이 몇 배로 더 증가해서 울면서 번역한 적도 있고 폭력성이 인간에서 비롯되지만 또 인간이 그것을 극복하고 그 고통 안에 엄청난 아름다움이 보여요.]

최근 배수아 박상영 등 우리 작가들의 번역 작품들에 대한 해외 독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실력 있는 번역가들의 역할에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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