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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제조사 속였다"…벤츠 차주들 첫 집단소송

<앵커>

중국을 뺀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1위는 중국의 'CATL'이라는 업체입니다. 파라시스라고 하는 또 다른 중국 배터리 업체가 있는데 이 회사의 시장 점유율은 세계 9위입니다. 두 달 전 큰 피해를 냈었던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 당시, 불이 난 벤츠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가 처음에는 점유율 1위 제품으로 알려졌는데, 나중에는 알고 보니 앞서 봤었던 파라시스 제품이었습니다. 이 사실에 화가 난 벤츠 차 주인들이 속았다며 벤츠를 상대로 집단 소송에 나섰습니다.

김지성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두 달 전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로 차량 87대가 불에 탔고, 780여 대가 그을렸습니다.

불이 시작된 차량과 같은 모델의 벤츠 전기차를 몰고 있는 이 모 씨는 이후 불안감과 주변의 따가운 시선에 시달렸다고 했습니다.

[이 모 씨/벤츠 EQE 350+ 차주 : 주차해 놨는데 갑자기 폭발이 일어나면 어떡하지, 자다가도 몇 번 깼어요. 현재도 주차할 때는 항상 다른 차량과 멀리 떨어져서 주차하고….]

이 씨와 같은 처지인 24명이 벤츠를 상대로 첫 집단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벤츠가 파라시스 배터리를 탑재하고도 CATL 배터리가 장착된 것처럼 속였다는 겁니다.

벤츠 부사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CATL 제품이 들어간다고 한 점, 벤츠가 판매사에 배포한 자료에 CATL만 언급된 점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하종선 변호사/소송대리인 : 파라시스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CATL이 장착된다' 이렇게 말하면, 이것은 은폐에 의한 기망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차량 하부의 외부 충격으로 배터리가 발화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감정 결과를 경찰에 통보한 상태입니다.

차주들은 파라시스 배터리가 다른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열폭주 위험이 더 큰 데도 벤츠가 적절한 예방 장치를 갖추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차주들은 일단 1인당 1천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뒤, 당국의 조사 결과 허위 광고와 결함 은폐 등이 드러나면 징벌적 배상 책임까지 적용해 청구액을 5억 원까지 늘리기로 했습니다.

벤츠는 파라시스를 언급하지 않았을 뿐, 그렇다고 CATL만 장착된다고 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바이틀/벤츠코리아 대표 (지난 7일 국정감사) : 메르세데스-벤츠는 전기차를 구매하는 고객을 기망할 의도가 전혀 없었습니다.]

벤츠는 차량 결함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 영상편집 : 신세은, 디자인 : 이종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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