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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남성은 해롭다'?…"Z세대 남성의 여성 혐오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과장됐다" [스프]

[뉴욕타임스 칼럼] The Misogyny of Gen Z Men Has Been Overstated, by Jessica Grose

1008 뉴욕타임스 번역
 

* 제시카 그로스는 뉴욕타임스 오피니언 칼럼니스트다.
 

이번 선거에서 주목받는 이슈 가운데 하나는 바로 Z세대 안에서 성별에 따라서 지지 성향이 크게 갈리는 점이다. 젊은 여성은 남성에 비해 훨씬 진보적인 성향을 보인다. 이에 관한 논의를 살펴보면, 때로는 젊은 남성이 모조리 비디오게임이나 반(反) 페미니스트 인플루언서 앤드루 테이트에 중독된 여성 혐오 인셀(involuntary celibate, 비자발적 독신)이라는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 젊은 남성이 점점 줄어드는 기회와 전망에 억울한 마음을 품고 여성에게 화풀이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정치학자 멜리사 데크먼의 신간 "Z세대의 정치(The Politics of Gen Z)"와 최신 설문조사 결과는 Z세대 남성들의 보수적이고 반여성적인 시각이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 실제로 젊은 남성들은 자신을 페미니스트로 칭하는 것을 꺼리지만, 성평등 의식은 대체로 높은 편이다. 예를 들어 임신중절 문제만 해도 젊은 남성이 여성들만큼 중요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지만, 대다수는 임신중절권이 법으로 보호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데크먼의 설명에 따르면 경제적 불안감은 Z세대 전체의 특성이지만, 특히 남성들은 사회적인 이슈보다 경제를 우선시한다.
 
여성은 경제 문제를 '이것이 사회에 좋은가, 나쁜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를 기준으로 본다면, 역사적으로 남성은 '이게 내 주머니 사정,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나의 역량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나'를 우선시한다.

이전 세대보다 가정을 꾸리는 시기가 늦어진 Z세대지만, 기본적인 역학관계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말이다.

오히려 달라진 것은 젊은 여성의 목소리가 커졌다는 점이다. 데크먼의 연구에 따르면 Z세대 여성은 남성에 비해 정치적으로 더 활발하다. 이전 세대까지는 정치 참여 정도가 정반대로 나타났으니, 큰 변화다.

선거를 앞두고 성별 격차가 크게 부각되는 이유는 젊은 남성이 극적으로 보수화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트럼프가 수많은 성범죄 혐의를 받으면서도 공화당을 장악하고 리더십에 아무런 타격을 받지 않는 모습, 임신중절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라고 못박았던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힌 사건, 활발하게 전개된 미투 운동 등을 보며 자란 Z세대 여성이 정치적으로 각성했기 때문이다.

공공종교연구소의 대표이기도 한 데크먼은 "Z세대 여성은 성평등에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들이 정치를 바라보는 데 젠더 정치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죠"라고 설명한다. 데크먼은 연구에 인터뷰이로 참여했던 메릴랜드대학교의 한 여학생은 이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승리에 우리 모두 뼛속 깊이 두려움을 느꼈달까요? 나의 권리가 위협받고, 그냥 길을 걷기만 해도 위협이 느껴진다, 나서서 뭐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버드 청년조사 최신 회차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30세 이하 유권자 가운데 여성은 50%P 차이로 해리스 지지세가 압도적으로 높다. 하지만 30세 이하 남성 사이에서도 해리스의 지지율은 53%로, 트럼프(36%)보다 우세하다.

전반적인 정당 선호를 봐도 젊은 유권자 사이에선 민주당이 앞선다. 데크먼은 저서에 이렇게 정리했다.
 
최근 Z세대 남성들이 소위 '깬 척하는 진보 정치(woke politics)'에 대한 반발 등을 이유로 공화당에 더 끌린다고 묘사하거나 분석하는 언론 보도가 많지만, Z세대 남성의 45%는 여전히 민주당 지지자 또는 민주당 성향을 자처하며, 공화당을 지지하거나 공화당 성향이라고 답한 Z세대 남성은 33%에 불과하다.

청년 정치 참여 문제를 다루는 터프츠대학의 비영리 연구기관 써클에 따르면, 젊은 공화당 지지자는 나이 든 공화당 지지자보다 이념적으로 온건한 성향을 띤다. 써클은 (성별에 따른 자료를 따로 제공하지 않지만) 18~29세 공화당원 사이에서 임신중절권을 법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시각이 42%대 27%로 우세라고 밝혔다.

데크먼은 또한, 성별을 불문하고 Z세대는 윗세대보다 무당파(indepednet)를 자처하는 경향이 높다고 지적한다. 책에서는 "Z세대는 가장 덜 당파적인 세대"라고 표현했다.

젊은 남성 유권자가 오해를 산 이유 가운데 하나는 '페미니스트'라는 용어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때문이다. 미국기업연구소의 미국인 생활 설문조사 센터는 최근 조사를 통해 30세 이하 남성의 31%가 자신을 페미니스트로 여기는 데 반해, 30세 이하 여성 중에는 그 비율이 55%나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두고 Z세대 남성 중에는 성평등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 더 많다고 단정해선 안 된다. '페미니즘'이라는 용어에는 문화적인 응어리가 담겨 있다. 데크먼은 2022년 조사에서 응답자들에게 '나는 페미니스트다',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지만 성평등을 지지한다', '나는 어떤 식으로든 스스로 페미니스트로 여기지 않는다', 이렇게 세 가지 선택지를 제공했다. 그 결과 Z세대 남성의 16%는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답했고, 54%는 두 번째 선택지를, 30%가 세 번째 선택지를 택했다.

분명한 것은 Z세대가 동질성을 가진 하나의 집단이 아니라는 점이다. 소수이기는 하지만 Z세대 여성 중에도 자신을 보수주의자로 칭하는 이들이 있다. 나는 젊은 남성 사이에서 미투 운동에 반발하는 반페미니스트 경향이 다분히 과장됐다고 생각하지만, Z세대 안에는 분명 여성이 이룬 진보에 분개하며 끔찍한 방식으로 분풀이하는 남성도 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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