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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의 우리말 다듬기…"꼭 바꿔야 하나?" 질문했더니

'팝업스토어 가서 굿즈 사자', 평소 대수롭지 않게 사용하는 일상 언어에는 수많은 외래어와 외국어가 섞여 있습니다.

이런 말들을 우리말로 다듬고 있는 국립국어원 전문가를 만났습니다.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 '다듬은 말'을 보면 퍼스널 컬러는 맞춤색상으로 플러팅은 호감표시 굿즈는 팬상품으로 적혀 있습니다.

사실 우리말 다듬기는 일본어 순화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김형배/국립국어원 연구관 : 잘 아시다시피 일제 강점기를 지나고 나서 일본말 찌꺼기(?)들이 우리말에 많이 남아있어서 가장 먼저 했던 작업이 일본말 잔재 없애기 그런 쪽에 초점을 많이 두었죠.]

실제로 국립국어원의 많은 노력 덕분에 상당수의 일본어 잔재가 사라졌는데요.

도시락을 뜻하는 일본어 벤또가 서서히 사라지고 우리말 도시락이 보편적으로 쓰이게 됐고 무절임을 뜻하는 일본말 '다꽝'이 '단맛 나는 무 짠지'라는 뜻의 우리말 단무지로 쓰이게 되었죠.

최근에는 서양에서 온 외래어와 외국어에 초점을 두고 우리말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김형배/국립국어원 연구관 : 코로나19 상황에서 감염 관련 용어들을 우리말로 바꿨었는데 성공적이었다고 보는 게 부스터 샷, 추가접종하는 거 있잖아요. 그냥 우리말로 추가접종 그렇게 대체어를 마련해서 정착이 되었죠. (그리고) 네티즌이라는 말은 요즘은 잘 안 써요. 누리꾼이라는 말을 더 많이 쓰이는 것 같고 누리집이나 누리꾼 이런 말들은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려 있고 교과서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고 그렇게 널리 쓰이다 보면 표준어로 인정이 되고 정착이 되죠.]

다소 직설적인 표현이 입에 붙지 않아 최종적으로 채택되지 못한 대체어도 있습니다.

[김형배/국립국어원 연구관 : 예를 들면 헤드셋을 뭐로 바꾸면 딱 좋을까요? (뭐라고 해야 되지?) 머리띠처럼 쓰잖아요. 그래서 통신 머리띠라고 했거든요. 그랬더니 무슨 북한말 같다 그래서.]

우리말을 다듬는 일을 하다 보니 직업병도 생겼다고요.

[김형배/국립국어원 연구관 : 거리 간판 너무 틀린 거 많죠. 바로 즉각적으로 눈에 띄니까 그것도 병인 것 같아요 진짜. 최근에 보니까 거리 간판에 돌파티 환영 이런 문구가 쓰였더라고요. 차라리 모르면 신경 안 쓸 텐데 자꾸 이렇게 표기가 틀렸거나 외국어가 섞여있거나 이런 거 보면 되게 거슬리죠.]

사실 우리에게 이미 익숙해진 외래어나 외국어를 전부 우리말로 바꿔야 하는지 그냥 쓰면 안 되는지 궁금했는데요.

[김형배/국립국어원 연구관 : 쉬운 말로 누구나 소통할 수 있는 언어환경 그런 쪽에 초점을 주는 것이죠. 새로운 말이 들어오면 누구나 흉내 내고 싶고 따라 하고 싶어 하는 기본 욕구가 있기 마련인데 과연 그런 말들이 누구나 다 이해할 수 있는 보편적인 언어인가라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늘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말에 대해서 좀 더 많이 공부하면서 기본적으로 우리말 어휘력도 많이 쌓아야 되죠. 일상에서의 노력 그런 것들이 쌓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기의 언어도 몸에 배지 않을까 싶어요. 언어는 인격이기 때문에 자기의 언어를 갈고닦으면서 바르게 쓰려고 하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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