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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둥이' 아빠 "아기집 5개 보고 2주간 매일 울었어요"

'오둥이' 아빠 "아기집 5개 보고 2주간 매일 울었어요"
▲ 오둥이의 초음파 사진

"아기집(임신 때 수정란을 둘러싸고 있는 조직·태낭)이 3∼4개 보일 때까지만 해도 좋았는데, 5개가 보이니까 무게감이 달랐어요. 사실 아기집 보고 첫 2주 동안은 우리 부부 둘 다 매일 울었어요."

자연임신으로 생긴 다섯쌍둥이를 출산해 '오둥이' 아빠가 된 김준영(31)씨는 언론사와 전화 인터뷰에서 처음 다섯쌍둥이를 확인한 날을 이렇게 떠올렸습니다.

경기 동두천 지역 고등학교 교사인 김 씨와 경기 양주의 한 학교에서 교육 행정직으로 근무하는 사공혜란(30)씨 사이에서는 지난 20일 남자아이 3명과 여자아이 2명이 순서대로 태어났습니다.

국내 다섯쌍둥이 출산 소식은 2021년 이후 3년 만이지만 자연임신으로 출산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입니다.

두 사람은 대학 시절 연합 동아리 활동을 하며 만난 뒤 7년간 고제해 지난해 10월 웨딩마치를 울렸습니다.

아내 사공 씨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진단받고 치료와 임신 준비를 위해 배란유도제를 맞았는데, 첫 치료 이후 바로 다섯쌍둥이가 생겼습니다.

남편 김 씨는 "(아기집을 보고) 첫 2주간 둘이서 맨날 울었다"며 "다섯쌍둥이가 생겼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다태아 분만 권위자인 전종관 교수님이 선택적 유산을 권하지 않았고, 전 교수님 진료를 받고 나서부터는 다섯쌍둥이를 받아들이고 무사히 아이들이 세상에 나오면 감사하다고 태도가 확 바뀌었다"고 말했습니다.

임신 기간 내내 아내 사공 씨는 편할 날이 거의 없었습니다.

다섯 명의 아이가 태동할 땐 배가 찢어질 듯 아프기도 하고, 숨이 차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습니다.

아기들은 27주를 채 채우지 못하고 세상의 빛을 봤습니다.

아이들의 부모가 촬영한 만삭 사진

보통 세 명 이상 다태아의 평균 임신 기간은 28주여서 임신 기간이 짧은 편은 아니지만, 아기들은 12월까지 인큐베이터에 있어야 합니다.

아기들의 태명은 '팡팡레인저'. 멤버가 다섯명인 애니메이션 파워레인저에서 따왔습니다.

김 씨는 "아기들의 새 이름은 더 고민해볼 것"이라며 "저희 집안에도 갑자기 한 반이 생겼다"고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그는 "원래 아이가 태어나면 교육적으로 어떻게 해보겠다는 다짐이 있었는데, 막상 다섯을 낳으니까 그런 것 필요 없이 자유롭게, 재미있게 같이 키우겠다는 생각만 든다"며 "아이들이 우선 건강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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