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브라질 대통령 "머스크 부자라고 극우적 자유방임 안돼"

'남미 좌파 대부'로 불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엑스 접속 차단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엑스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룰라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이번 엑스 사태가 "머스크가 부자이기 때문에 그의 극우적 자유방임을 참아야 할 의무가 없다"는 것을 세계에 가르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브라질 대법원이 전날 엑스 서비스 차단 결정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이후 룰라 대통령이 CNN 브라질 방송을 통해 이를 지지하는 입장을 내놓은 것입니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달 30일에는 현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브라질에서는 누구든 브라질 헌법과 법률의 적용을 받는다"며 "돈이 있다고 해서 그(머스크)가 원하는 대로 뭐든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앞서 브라질 대법원은 올해 4월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정부 시절 가짜뉴스와 증오 메시지를 유포한 혐의를 받는 이른바 '디지털 민병대'의 행위에 대해 위헌적 요소가 있다며 관련 계정을 차단하라고 엑스에 명령했습니다.

머스크는 이를 검열이라고 반발하며 거부하다가 벌금까지 부과받자 브라질 사업장 폐쇄 결정까지 내렸습니다.

이후 브라질 대법원은 엑스 사용 금지와 함께 가상 사설망(VPN)을 통한 우회접속까지 금지했습니다.

이런 조치로 브라질에서 2천만 명 넘는 엑스 사용자의 접속이 막히면서 언론 자유 논란으로 번지며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 수천 명은 오는 7일 독립기념일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거리로 나오고, 이 가운데 일부는 대법원의 엑스 차단 조치에 대한 분노를 표출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머스크는 이 집회 초대장을 전 세계 1억 9천600만 명의 엑스 이용자와 공유하며 브라질 국민들이 "자유를 위해 행진하고, 사법부의 과잉 조치에 항의하고, 언론 자유를 수호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머스크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급진적 정치 운동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