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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돈이 없어요"…가계 흑자액 최장 감소

<앵커>

소득에서 지출을 뺀 가계 여윳돈이 8분기 연속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고물가, 고금리가 계속되면서 가구 살림이 퍽퍽해지다 보니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습니다.

정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김진용 씨는 이른바 '투잡'을 뛰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카페는 장사가 너무 안됐고, 부업으로 시작했던 배달에 지금은 더 많은 시간을 씁니다.

[김진용/자영업자 : 카페만으로 이제 생활이 안 되니까 배달을 더 많이 하게 됐고.]

카페는 라이더 휴식 공간이 됐습니다.

[김진용/자영업자 :  '한강라면' 기계인데 식사 못하시는 분들은 여기서 라면이나 햇반 먹을 수 있게.

한 달 일하고 온갖 비용 제하면 많아야 최저임금 월급 수준인 200만 원 정도 남는다고 합니다.

[김진용/자영업자 : 월세가 빠지고요. 기름값 그리고 오토바이 유지비. 대출 한 4년 전에 받았는데 그게 1%대에서 갑자기 3%대 갔다가 갑자기 이제 4%로 한 번에 오르니까 금액이 많다 보니까.]

올 2분기 가구 흑자액, 즉 소득에서 이자나 세금 등 비소비지출과 의식주 등 소비지출을 뺀 금액은 100만 9천 원으로 1년 전보다 1.7% 줄었습니다.

2022년 3분기부터 8개 분기 연속 줄고 있는데,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장 기간 감소입니다.

꼭 쓸 수밖에 없는 주거와 먹거리 비용이 크게 오른데다 고금리가 장기화한 영향이 큽니다.

가계 살림살이가 이렇게 빠듯해지니 음식점을 포함한 소매판매액지수는 16개월째 줄고 있습니다.

수출이 11개월 연속 증가한 것과 대조되는 흐름입니다.

[김미루/KDI 국채연구팀장 : (수출) 낙수 효과가 나타나야 전반적인 소비 진작에도 도움이 될 텐데요. 그 효과가 아직은 좀 가시적으로 보이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정부는 하반기에 고물가, 고금리가 완화돼 내수가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 예상대로 10월에 기준금리를 내린다 해도 금리 인하 효과의 시차를 감안하면 빠른 내수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존재합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 영상편집 : 정용화, 디자인 : 조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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