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냄새' 의문의 810호 객실…부천 화재 호텔 합동감식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친 경기 부천 호텔 화재와 관련해 경찰과 소방 당국이 오늘(23일) 사고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벌였습니다.

부천 호텔 화재 수사본부는 오늘 오전 11시부터 부천시 원미구 중동 모 호텔에서 합동 현장 감식을 진행했습니다.

합동 감식에는 경기도소방재난본부 화재조사팀을 비롯해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자 30여 명이 투입됐습니다.

안전모와 방독면을 착용한 조사관들은 과학수사 장비와 카메라 등을 챙겨 줄지어 호텔 건물로 진입했습니다.

합동 감식팀은 최초 발화점으로 유력한 호텔 810호 객실을 중심으로 사상자들이 발견된 계단과 복도 등 건물 안팎을 면밀히 조사할 방침입니다.

불이 나기 전 한 투숙객이 810호 객실에 들어갔다가 타는 냄새를 맡고는 호텔 측에 "객실을 바꿔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화재 당시 810호는 투숙객 없이 비어 있었습니다.

소방 당국은 "타는 냄새가 났다"는 진술 등을 토대로 빈 객실에서 누전 등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났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오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방문한 화재 현장에서 "전기적 요인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전담 수사본부를 꾸려 화재 원인 규명에 나서는 동시에 투숙객과 호텔 관계자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810호에 들어갔던 투숙객 신원을 확인해 참고인 조사를 하고 있다"며 "화재 전후 행적을 비롯해 정확한 경위를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날 화재로 투숙객 등 7명이 숨졌고, 중상 2명 포함 부상자 12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습니다.

2004년 준공된 호텔 건물은 모두 63개 객실을 갖추고 있으며 화재 당일에는 27명이 투숙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