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예 피살에 들끓는 아랍권…곳곳서 이스라엘 규탄 시위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피살로 아랍권이 들끓고 있습니다.

로이터, AP 통신 등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최대도시 이스탄불의 거리는 수천 명의 시위대로 가득 찼습니다.

시위대는 하니예의 사진과 '순교자 하니예, 예루살렘은 우리의 대의이며 당신의 길이 우리의 길'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행진했습니다.

이들은 또 "살인자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에서 떠나라"는 구호를 외치며 하마스 지도자 암살에 항의했습니다.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도 암살 행위를 비판하며 이번 일이 팔레스타인의 의지를 꺾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파키스탄과 요르단에서도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파키스탄 최대도시 카라치에서는 수백 명이 '무슬림이 승리한다'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에 나섰습니다.

AP통신이 확보한 영상을 보면 시위대는 "하니예, 당신의 피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구호를 외쳤습니다.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도 천 명이 넘는 시위대가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에서 반이스라엘, 반미 구호를 외쳤습니다.

한 시위대는 "하니예가 첫 번째 순교자가 아니다. 야신, 알란티시 등도 순교했다"며 "이 땅은 순교자들의 피로 주인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하마스 창시자이자 정신적 지도자였던 야신과 알란티시 등도 과거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요르단 외무장관도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이스라엘의 암살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는 극악무도한 범죄이자 노골적인 국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니예는 앞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취임식 참석 차 이란 수도 테헤란을 방문했다가 피살됐습니다.

이란과 하마스는 암살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이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