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태양 아래 대구의 한 쪽방촌.
한증막이 따로 없습니다.
[쪽방 거주민 : 에어컨 없어요. 더우니까 선풍기 틀어야죠. 샤워도 해야지 땀이 나니까 샤워도 하고.]
낮 동안의 불볕더위는 밤까지 계속됩니다.
[쪽방 거주민 : 낮에는 거의 밖에서 시원한데 있으니까 좀 덜한데 저녁에 잠자러 집에 들어올 때 잠들기가 힘이 들어서 그게 제일 힘들었습니다.]
물체 표면의 온도를 측정할 수 있는 열화상 카메라입니다.
지금 시간은 12시 20분을 조금 지나고 있는데요. 제가 이 카메라로 쪽방 내부의 온도를 시간대 별로 측정해 보겠습니다.
화면에 나타난 벽의 최고 온도는 34.1도, 천장은 무려 35도까지 올라갑니다.
뜨거운 햇볕에 한껏 달궈진 외벽과 비교해도 1,2도 밖에 차이가 안 납니다.
해가 지고, 다시 찾은 쪽방촌.
지금 시간은 오후 8시를 조금 지나는 시간인데요. 실내는 여전히 푹푹 찌는 느낌입니다.
실제 온도는 어떨지 제가 한 번 다시 재보겠습니다. 34.5도.
어찌 된 일인지 집안 내부 벽 온도가 오히려 일몰 후 더 올라갔습니다.
정오부터 저녁 8시까지 취재진이 2시간 단위로 쪽방의 온도를 측정해 봤더니, 내부 벽과 창문의 온도는 12시를 기점으로 서서히 낮아지다가 해가 저무는 오후 6시를 기해 다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내부 벽은 밤 8시에 측정한 온도가 무려 34.5도로 하루 중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건물 외벽이 오후 2시에 52도까지 치솟은 후 해가 지면서 급격히 식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시멘트 구조물 등에 열이 흡수 돼 일정 온도로 계속 유지되는 축열 현상 때문입니다.
[조기현/다울건설협동조합 대표 : 태양열에 뜨겁게 달궈졌는데 해가 지고 나서도 축열이 돼 있기 때문에 밤에는 오히려 실내에 그 축열돼 있던 게 방 안으로 이제 열을 뿜어 내는 거죠. 그래서 가장 위험한 집이 쪽방이라는 거죠.]
하지만, 낡고 좁은 건물 구조 탓에 에어컨 보급률이 31%에 그치고 있습니다.
[장민철/대구쪽방상담소장 : 조례 개정을 하자라고 대구시의회와 시의원과 함께 진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구시가) 조례 개정에 조금 난색을 표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대상자를 명시할 필요가 있고 다양한 지원 정책이나 제도들을 (마련해야 합니다.]
현재 대구에는 낮보다 뜨거운 밤을 걱정해야 하는 주민 593명이 쪽방촌에서 힘겨운 여름을 나고 있습니다.
(취재 : 박가영 TBC, 영상취재 : 김남용 TBC, 영상편집 : 박지인, CG : 변형일 TBC,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