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장마와 태풍철을 거치며 침수 피해를 입은 차들이 많이 쏟아져 나옵니다. 폐차해야 할 차가 '둔갑'해 중고로 나오기도 하고 부분 침수 이력을 감추는 경우도 있어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무슨 상황인데?
침수 차량 피해는 한 번 발생하면 전손, 즉 수리가 불가능하거나 수리하는 의미가 없는 수준의 큰 피해가 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근 5년간 침수 차량의 74%가 전손 피해를 입었습니다.
3년 전부터 이런 차들은 30일 안에 폐차하는 게 의무화됐는데, 이런 차가 브로커를 거쳐서 감쪽같이 중고차 매물로 나오거나 부분적으로 침수 피해를 입은 뒤 수리를 거친 차량이 중고로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요즘 차들은 전자제품이기도 합니다. 물먹었던 전자제품, 잘못 샀다가 잔고장이나 예기치 못한 오작동이 나타나면 위험한 상황까지 생길 수 있어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좀 더 설명하면
여기 들어가면 바로 보이는 '무료 침수 차량 조회'에서 차량번호나 차대번호 쳐보면 침수된 적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당연히 불법이지만, 슬쩍 번호판 바꿔서 중고차로 나오는 경우가 이따금 적발되거든요. 그래서 차량번호보다는 차대번호를 쳐보는 게 정확합니다. 차체 곳곳에 새겨진 차대번호까지 일일이 바꾸기는 더 어렵죠.
카히스토리에서 침수 이력이 나오는 차들은 보험 처리해서 수리한 차들입니다. 자차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22%의 차량 중에서 침수 차가 발생했거나, 보험 처리를 안 한 경우 카히스토리에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침수 차가 대량으로 쏟아져 나올 것 같은 시기에는 개인 간 거래보다는 정식 중고차 딜러에게 차를 사는 게 좋습니다. (침수 차가 많이 나온 해에는 "이듬해 설날까지도 조심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니까 거의 늘 정식 딜러와 거래하는 게 안전하긴 합니다.) 정식 딜러가 침수 차량을 속여서 팔았을 때는 이후 밝혀지면 관련법상 100% 환불해 주게 돼 있습니다. 성능점검기록부를 요구하기도 더 수월합니다.
여기에 안전장치를 하나 더하자면 계약서에 '침수 사실이 밝혀지면 배상한다'는 특약을 추가하는 겁니다. 이런 특약을 넣는 걸 머뭇거리는 딜러라면, 다른 데를 좀 더 알아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한 걸음 더
안전벨트를 뿌리 끝까지 잡아당기거나 트렁크 바닥을 들쳐봐서 흙자국이 남았나 보라는 방법이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많이 알려진 팁인 만큼 청소를 꼼꼼히 해서 자국을 없앴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제는 확실한 방법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창문을 아래로 내려서 차창 유리 사이로 휴대폰 손전등 같은 밝은 빛 비춰보며 물 들어갔던 흔적 보이지 않는지 살펴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고요.
차량 밑쪽에 들어가는 전자부품들인 ECU(전자제어장치)나 BCM(차체제어모듈) 같은 부품들을 살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물로 깨끗이 씻기 어려운 부품들이고, 이 부품들 제조일과 차량 제조일을 대조해서 부품 교체 가능성도 살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