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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포트] 17명 숨진 예천 산사태…1년 지났지만 복구는 '아직'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집. 굴착기가 지붕을 부수고 벽을 뜯어내자 폭삭 내려앉습니다.

지난해 7월 집중호우 때 흙탕물에 잠겼던 집으로 1년 만에 철거에 들어갔습니다.

[홍진화/벌방리 주민 : (새벽에) 밖에 내다보니 이미 (아래채는) 다 떠내려가고 없어요. 119 사람이 왔어요. 업혀 나왔어요.]

벌방리가 쑥대밭으로 변하던 그날, 산사태로 부인이 실종된 이재범 씨는 마음이 더욱 무겁습니다.

두 달 넘게 누적 인원 1만 9천여 명이 마을과 하천 곳곳을 샅샅이 뒤졌지만 부인을 끝내 찾지 못했습니다.

[이재범/벌방리 주민 : 지금 심정은 뭐라도, 뼈라도 하나라도 어떻게 찾았으면 (하는) 그런 심정입니다. 찾지도 못하고.]

주민 2명이 실종되고 15명이 숨진 아픔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실종 주민 수색 중 급류에 휩쓸린 해병대 채 상병은 끝내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수해 1년 목숨을 잃은 주민과 채 상병을 추모하는 합동분향소가 마련돼 하루 종일 각계각층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분향소를 찾은 주민들은 올해 장마에는 더 이상 희생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수해 복구공사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7월 집중호우 때 마을 위쪽 산에서 떠내려온 크고 작은 바위들이 1년이 지난 지금도 마을 곳곳에 이렇게 쌓여 있습니다.

산사태를 막아줄 사방댐은 9개를 새로 만드는 데 5개만 완공됐고, 4개는 이달 말쯤 준공 예정입니다.

폭 1미터 남짓의 마을 소하천을 5미터로 확장하는 공사는 아직 시작도 못 했습니다.

집중 호우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지만, 빨라야 다음 달 말쯤에나 공사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소중한 가족과 재산을 잃은 주민들은 끝나지 않은 장마에 걱정과 두려움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취재 : 이종웅 TBC, 영상취재 : 김남용 TBC,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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