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캠프서 '이길 방법이 없다'고 하지 않는 한 사퇴 없다"

민주당 안팎에서 거센 대선 후보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선거 완주 의사를 재확인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대통령 출마에 최적임자라고 생각하며 트럼프를 한번 이겼고 다시 이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후보 사퇴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계속 뛰기로 결심했다"면서 "적극적인 유세를 통해 지지자들이 갖고 있는 두려움을 가라앉히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가 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할 경우 승산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면 해리스를 부통령으로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다만 답변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을 "트럼프 부통령"이라고 잘못 불렀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선거 캠프가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더 잘 상대할 것이라는 데이터를 들고 오면 후보 사퇴를 고려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선거 캠프가 와서 '당신이 이길 방법이 없다'고 말하지 않는 한 고려하지 않는다"라고 답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달 27일 대선 TV 토론 참패 이후 민주당 안팎에서 거센 후보 사퇴 압력을 받는 81세의 바이든 대통령이 전 국민 앞에서 건강과 인지력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목적으로 자청한 행사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첫 TV토론을 "바보 같은 실수"라고 평가하고서 다음에는 토론 전에 너무 많은 일정을 소화하지 않도록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유권자의 우려에도 선거에 계속 남았다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질 경우 자신의 정치적 유산(legacy)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했느냐는 질문에는 자신은 '유산' 때문에 출마한 게 아니라 "시작한 일을 끝내기 위해" 출마했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더 젊은 세대 민주당 지도자들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히고도 대선에 재출마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전임자로부터) 물려받은 경제와 외교, 사회 분열 등 상황의 심각성이 달라졌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민주주의가 위협받는다는 주장을 반복하고서 너무나도 많은 것이 달려 있기 때문에 자신이 이 일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고령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인지력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신경과 의사로부터 중요하고 집중적인 신경 검사를 세 번 받았다"면서 검사에서 문제가 없었음을 강조했습니다.

신경과의사가 필요하다고 하면 다시 검사를 받겠다면서도 자신이 무엇을 하더라도 누구도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잦은 말실수와 정치적으로 어려운 입지 때문에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지위에 피해를 주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현재 워싱턴DC에서 열리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거론하며 "이 회의를 이끄는 과정에서 피해가 간 것을 본 적이 있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함락되지 않도록 하고 나토를 강력하게 유지하는데 있어서 자신이 그 일을 할 최적임자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적임자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다양한 업적을 열거하면서 한국에서 반도체 투자를 유치한 것과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개선한 것도 언급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